*추석 선물10년도 더 됐을까. 이번 추석 때 부모님 댁에서 정말 열 생각도 없었던 피아노 뚜껑을 열었다. 잊고 있었던 빨간색 피아노 보가 건반 위를 얌전히 덮고 있었고, 그 피아노 보를 만지니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이 피아노를 열심히 쳤던 시절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였을까.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폰이라는 공포 영화에서 베토벤 월광 1악장이 흘러나왔고 그 곡이 강렬했나 보다. 그 곡을 쳐보고 싶어서 무작정 서점으로 가서 처음으로 피아노 악보 섹션에서 베토벤 악보를 뒤적거리며 월광 1악장 악보가 실려 있는 베토벤 악보 책을 찾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빼곡한 음표들을 하나씩 세어가며 한 달을 꼬박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한 달 동안 수많은 음표들의 음을 맞추고, 하나씩 눌러가며 내 손가락에서 월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