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1.
사실 넌 모르겠지만,
네 자리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20대의 대부분을 너와 함께 했으니, 쉽게 지워질 수는 없겠지.
언젠가 너의 소식을 우연히 접했었고,
우린 그렇게 더이상 잘 될 수 없음을 알았을 때,
미련하게나마 그때 느꼈지.
그래, 우리는 원래 그랬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너는 나보다 더 좋은, 착하다고 하면 착하고, 좋다고 하면 좋은,
그런 사람을 만났어야 했다고.
부디 지금 너의 곁에 있는 사람이 나보다 훨씬 나은 그런 사람이였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진심으로 빌었지.
내가 널 많이 힘들어 했고, 나 때문에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뭐 지금은 나같은 사람은 너의 마음 어디에도 없을지 모르겠지만,
네가 원하는 사람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다고 단지 철이 든 건 아냐.
철이 든 척 하는거지.
엄청나게 쿨한 것도 아니고, 괜찮은 것도 아냐.
그냥 단지 괜찮아야지.
그래야지.

2.
그 무리에서 나는 한 자리도 안됐다고 생각했다.
나와 성격이 맞지도 않을 뿐더러,
굳이 맞지 않은 무리에 부러 껴서 잘 지낼 생각도 없었다.
그냥, 적당히 지내다 어차피 헤어질 무리이므로.
성격상 두 자리는 아니더라도, 한 자리는 해야 하는 성격이라서,
그것도 안되면 그냥 아예 안하는 것이 더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적당히 자리만 차지하다가 나왔다.
물론 나올 때의 기분은 더러웠다.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것에 대해 매우 못 참겠어서, 그냥 아무것도 아닌 냥 취급했다.
어차피 난 거기 아니여도 갈 자리가 많다고 생각했기에.

3.
네 옆에 내 자리는 남겨둬.
내가 언제든지 갈 수 있게.
너무 욕심인건 알아.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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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톤끌고 한강을 갔다!

음.

여의도로 갔는데,

집에서 갈 땐 천을 따라 간 게 아니라, 시내로 갔었다.

근데 사람이 가장 많을 5~6시쯤 출발해서 너무 불편했다.

ㅠ_ㅠ

이럴줄알았으면 그냥 맘 편하게 도림천타고 안양천갔다가 한강으로 갈껄.

조금 돌아가더라도! 달릴 수 있는 곳으로!

심지어 대방역에서 넘어갈 땐 지하도를 꼭 이용해야 하는데,

브롬톤이 무거워서 낑낑대며 내려갔다. 

마치 예전에 따릉이 가지고 육교를 올라갔을 때와 비슷한 힘이 들었달까...................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한강은 역시나 좋았다.

주말이라서 사람이 매우매우 많아 편의점에 줄이 엄청 길어서 편의점 근처엔 가지도 않았다.

그리고 돌아올 떈 한강을 따라 쭈-욱 자전거도로로 달렸다!

역시 자전거는 달려야해 히힣히

 

 

 

 

히히 귀염둥이 나의 오리도 함께!

헬멧쓴 모습이 매우매우 귀여워 죽겠다.

저거 사실 라이트인데, 건전지가 다 달아서 중간에 꺼졌다 ㅠ_ㅠ

갈아야지..

스트라바 켜는 걸 깜빡해서 로그 못남겨서 아쉽긴하지만..

다음에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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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함

그때 2019.07.07 22:36

애쓰는 일이 끝나면 후련함도 남지만 허무함도 남는다.
업무 중에 내가 엄청 애썼던 일이 있는데,
사실 정말 열심히했기에 (그리고 심지어 잘했다) 세상사람들 모두가 내 고생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결과도 좋았는데, 그냥 다른 사람들에겐 너무 당연한거다.
허무해.
참 웃기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일을 하는 건 아닌데 인정받고 싶은 욕심은 크고,
또 알아주지 않는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굳이 말하기엔 머쓱한 그런 일들이 많아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성격상 답답하고 애매하게 하는 것도 싫어서 최선을 다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지나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같은 그런 허무함.
주간보고서에 달랑 몇 줄로 끝나는 그런 일.
또는 조금 더 아쉬우면 내 다이어리안에만 남아있는 그런 일.

어쩔땐 이 허무함을 이용하기도 한다.
굳이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기나 하나.
내 능력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난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닌데.
그냥 적당히 해볼까. 라는 그런 합리화도 가끔 해보지만,
이러나저러나 일은 일대로 남아있고, 일의 시작이 있으면 종결은 있기 마련이다.

어찌보면 사랑도 모두 허무한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그렇게 마음을 알아달라고 달콤하고 사르르 녹는 이야기들도,
때론 진심이 담긴 담백한 말들도, 내게 마음을 전하려고 했던 수많은 문장들도.
지나가버리면 누군가의 마음 속에만 남아있는 그런 추억같은 것들.
그래도 지금도 숨을 쉬며 살고 있으니,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줄 수도 있으며,
순간의 성취감이나 기쁨이 기다리고 있고, 그냥 살기엔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흐르기에,
허무함이 남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노력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참 아이러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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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함

내 빈자리가 허전하다고 하는 말이 은근 좋다.
내 흔적이 남아있고, 그 흔적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좋다.
나 때문에 허전함을 느끼는 것도 좋고,
내 허전함이 외롭게 하는 것도 좋다.
이게 내 욕심 중 하나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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