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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258.기준

puresmile 2018. 12. 16. 21:48

*기준

나는 안그럴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기준은 엄마가 되어있었다. 
엄마와 함께 살았을 적엔 항상 냉장고에 치즈와 두유, 요플레를 채워놨던 것,
냄비들을 설거지하고 싱크대 맨 바닥에 엎어 놓는 것,
집 안에서 항상 덧신을 신고 다니는 것,
집 안이 꿉꿉하면 보일러를 켜는 것,
쇼파 앞에 얇은 이불을 항상 깔아놓는 것(전기장판까지),
항상 냉장고를 열면 생수대신 둥굴레차나 보리차가 물통에 가득했던 것,
설거지를 하고나서 바로 건조대가 아닌 큰 볼에 담아 물기가 빠지게 하는 것,
과일이 항상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
겨울이 되면 식탁 위에 대추청이 놓여져 있던 것,
빨래가 다 되면 커다란 통돌이세탁기에서 발 뒷꿈치를 들어 빨래를 꺼내는 것,
생일이 되면 미역국에 감자와 소고기가 들어있던 것(엄마 미역국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생각해보면 엄마와 나는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래서 지금도 혼자 집에 있을 땐, 집안일을 할 땐, 엄마가 (했던 것들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모든 집안일의 기준은 자연스럽게 엄마가 되어버렸다.
엄마, 보고싶다.
빨리 시간이 지나서 다음주에 부모님 집에 가야지! 
곧 크리스마스니까 맛있는거 한 가득 들고 가야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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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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