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구글 지도엔 징그러울 정도로 핀이 콕콕 박혀있는 곳이 많다. 미국의 뉴욕, 브루클린, 워싱턴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랑 프탈링자야, 그 외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과 제주도 같은 휴양지와 멋진 장소들. 이렇게 수백 개의 핀이 꽂혀있는 곳 중 내가 구글에 리뷰 쓴 곳은 단 두 곳. 

둘 중 한 곳은 프탈링자야의 한 쇼핑몰에 있는 'Two Sons Bistro'라는 레스토랑인데, 사실 쇼핑몰 안에 있는 레스토랑이라서 아무 기대 없이 갔다가 예상치 못하게 강한 인상을 받아서 리뷰를 썼다. 사람들이 꽉찬 테이블을 지나 안내받은 테이블에 앉아서 메뉴를 주문하고 나면 키친에서 크림 향과 버터 향, 그리고 각종 향이 뒤섞여 솔솔 풍겨왔다. 이 향은 한국의 어느 겨울, 그것도 크리스마스 즈음 데이트를 하러 나와서 꽤 괜찮은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기다릴때 맡았던 그 향과 거의 흡사했다. 게다가 'Two Sons Bistro'에선 분위기에 알맞은 스탠다드재즈까지 틀어놓은 덕분에 내 마음 굳히기를 완벽하게 해냈다. 이 정도면 분위기로 먹고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 분위기를 즐기고 있으니 주문한 파스타와 홍합요리가 나왔다. 아, 이 홍합요리는 샤로수길 갈 때마다 제일 좋아해서 항상 들렀던 '프랑스홍합집'의 그 맛이었고! 알리오올리오는 면이 알덴테 상태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간은 말할 것도 없고. 이렇게 완벽한 레스토랑이 있었다니!! 이 곳이 최고인 것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당시 그 쇼핑몰이 락다운 풀린 직후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었을 때라 쇼핑몰이 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여기엔 당연히 'Two Sons Bistro'도 윈윈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구글 리뷰를 처음으로 써봤다. 당시 찍은 사진 두 장과 함께 유창하지 않은 짧은 나만의 영어로 쓴 리뷰는 구글에서 정한 조회 수 마일스톤을 돌파할때마다 메일로 친절히 알려주었다. 처음엔 몇백 명이 봤다고 메일이 오더니, 천 명이 넘게 봤다는 메일, 2천 명이 넘게 봤다는 메일이 왔고 어느새 6천 명 넘게 본 리뷰가 되어 있었다. 

구글 리뷰에 정성스럽게 적은 또 하나의 레스토랑은 Super Kitchen Chilli Pan Mee라는 곳이다. 현재 살고 있는 콘도 주변에서 찾은 보물 같은 식당이다. 새 콘도에 이사 온 직후 콘도 주변에 있는 괜찮은 식당은 꼭 내가 다 가 보고 싶다는 의지에서 시작 된 구글링 중 이 판미집을 찾아냈고, 구글맵 별점은 4개도 안됐지만 괜히 그 생김새에 끌려서 찾아가 봤다. 평일 오전에 가서 그런지 판미집은 손님도 없이 썰렁했다. 벽에 잔뜩 붙어있는 판미종류를 둘러보며 가장 기본 판미를 시켜봤다. 아직 판미에 대해선 많이 아는 게 없지만 각 판미를 파는 식당마다 서로의 양념이 조금씩 다르고, 면의 종류도 조금씩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어 이 판미집의 면이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두껍고 탱탱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판미가 나오면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는 칠리로 맵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호도 확실히 챙겼다. 가격 대비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고, 같이 먹으라고 나오는 Fishball Soup도 간이 짜지 않아서(보통 이럴떄 나오는 Soup은 간이 짜서 한 입 먹고 말았다) 매콤한 판미와 잘 어울렸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도 은근 한국인들이 많다고 들어서 이번엔 리뷰를 한국어로 적었다. 이 지역에 사는 모든 한국 사람들이 이 판미를 꼭 먹어봤으면 하는 마음에! Two Sons Bistro도, Super Kitchen Chilli Pan Mee도 모두 체인점이라 지점마다 맛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두 곳 모두 나의 말레이시아 맛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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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리다

떠올리다 보면 결국 마지막엔 실소를 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소를 짓다가도 어느 순간엔 내가 잘 못 산 건가 싶은 조바심이 들긴 하지만, 그땐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다시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난 그렇게 할 거고,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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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그시간 2022. 2. 19. 00:14

웃음이 잘 지어지지 않는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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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22. 2. 17. 00:24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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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예전엔 집에 과자나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이제는 과자 사 두는 사람은 많은데, 먹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과자 창고라고 불리는 집 선반 안엔 과자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여기에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사 온 과자들까지 얹어버리니 더욱 꽉 찰 수밖에. 온갖 과자들 중 가장 많이 보이는 새우깡 블랙은 동생이 좋아해서 한 박스 사다 둔 과자였고, 한두 줄 먹고 접어둔 듯 보이는 웨하스는 엄마의 간식, 그리고 과거엔 다이제스트를 좋아했지만 이젠 얇은 하비스트가 좋다는 아빠의 과자까지. 여기에 동생이 오래 전부터 좋아해온 양파링을 빼 놓을 순 없다. 내 취향은 빈츠, 빼빼로, 칸쵸 등 초코렛이 들어있는 과자. 우리 가족의 취향차이. 그런데 요즘 아빠가 내 취향 중 하나인 브이콘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귀여운 아빠.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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