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환기
*환기 1. 마음먹은대로, 그렇게 되었으면. 살짝 창문을 열어보았다. 이삿짐을 조금씩 조금씩 많은 먼지가 나지 않게 청소하며, 살살 옮기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먼지가 있을까봐. 창문을 활짝 열자니, 미세먼지들이 마구 쏟아져 들어올 것만 같아서 한 뺨도 안되게끔 열어놓았다. 밖엔 사생활보호창(이라고 부동산 아저씨가 그랬다.)이 달려있어서, 바깥 풍경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리 궁금하진 않았다. 이 공간에서 나는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이 공간에서 나는 다음 달을 맞이할 것이다. 언제까지 이 공간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공간을 내 채취로 가득 채우며, 또 다른 나를 바라며, 변할 수 있는 나를 바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가지고 있어도 아무 소용도 없는, 아무 힘도 없는 것들..
도란도란 프로젝트
2017. 2. 26. 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