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얼룩
*얼룩 1.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벽증이다. 내 블라우스 소매가 책상에 닿는 것. 내 하루에 대부분은 키보드를 칠 일이 많은데, 그때 내 옷 팔 소매가 책상에 닿는 것이 너무 싫다. 닿지 않게 하려는 강박이 있다. 그래서 위에 무조건 사무실용 긴 소매 겉옷을 입거나 팔만 끼우고 키보드를 친다. 손목을 아예 들고 칠 수는 없으니. 그 향수를 뿌린 팔목 안쪽이 어딘가에 닿는 게 너무 싫다. 소매가 짧은 옷을 입어서 팔목이 그대로 드러나 차가운 책상에 닿는 것이 싫고, 긴 소매 옷을 입더라도, 그 긴 옷조차 닿는게 싫다. 그렇다고 내 책상은 항상 닦아서 먼지 한 톨 없을 텐데, 그래도 싫다. 에어컨이 추워 가져다놓은 사무실용 옷은 내 팔목과 그날 입은 내 긴 옷소매를 지켜주는 데에도 쓰인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
도란도란 프로젝트
2020. 7. 26.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