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1.

내가 지금 일A와 일B를 진행하고 있는데, 일B가 일A보다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아서 더 많이 하고 싶어 하는 것 뿐인데, 반대로 일A를 하기 싫어해서 일B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선이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사실 난이도로 따지면 일A가 훨씬 내겐 쉬운데. 편한데. 


2.

하고싶다고 생각한 것은 성격이 급한 탓에(누군가는 실행력이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냥 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성격이 급한 것이 맞아떨어지는 것일 뿐)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바로 해버리는데, 시점을 언제해야겠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둔 것이라면, 당연히 그 때 하는 것 뿐인데. 누군가에겐 그것이 나의 강박으로 여겨진다는 것에 놀라웠다. 사실 그 이야기를 한 그는 한 번 정한 약속은 전날 바꾸기 십상인 성격을 가져서, 몇 번이나 그 변덕에 기와 혀를 찼었다. 그런 그에게 내 성격은 강박인가보다.


3.

살다보니 의도가 빤히 보이는 상황들을 마주친다. 진심인척 위장하며 다가오는 노력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 알맹이도 없이 껍데기만 다가오는 바보들. 나는 사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잘 믿는 편인데 (그냥 누군가를 의심하는 건 피곤해) 의도가 빤히 보인 채로 웃으면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몇 번 겪다보니, 마음을 여는 일이 조금씩 조금씩 어려워진다. 


4.

그럴 의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그렇게 오해해버리면, 마음이 불편해서 어떻게든 오해를 풀려고 했었던 때가 있었던 반면, 한편으로는 왜 나를 그렇게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은 걸까, 라고 생각하며 도리어 나도 기분이 상해서 오해를 더이상 풀 노력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근데 우습게도 결론은 전자였던 상황이든, 후자였던 상황이든, 나와의 인연이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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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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