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신입사원때 말이야.
나 말고, 동기가 2명이 있었어.
둘 중에 1명이 되게 붙임성도 좋고, 말 걸기 편한 그런 애라서,
덕분에 같이 우스갯소리도 하며 잘 지냈지.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신입사원 입사회식을 하겠다고 하는거야.
다들 술을 엄청 먹일거라며 으름장을 놓길래, 
속으로는 걱정이 되면서도 겉으로는 그냥 웃었지.
그리고 그 회식날이 되었어.
술을 많이 마실 걸 알기에, 나는 근처에 친구네 집에가서 자려고
내일 입을 옷들을 미리 챙겨왔었어.
근데 그 동기 한 명이 나보고 이 옷은 뭐냐고 물어보는거야.
정확히는 쇼핑백을 보고.
그래서, 내가 오늘 늦게 끝날 줄 알고, 근처 친구네서 자려고 한다. 라고 말했지.
근데 있잖아.
얘가 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회식자리에서,
나를 가르키며, 
'얘는 오늘 술 많이 마시려고, 내일 옷도 싸들고왔다'라고 해버린거야.
그때 처음 느꼈어.
아, 이런 애가 세상에 있구나.
남을 이용해서, 자기가 어떻게든 분위기 띄우려고 주변에 누가 있든 말든 그냥 말을 나오는대로 하는구나.
어떻게 내가 바로 앞에 있는 데서 저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가 있지.
내가 너무 만만하게 보였나. 물론 내일 입을 옷을 들고 온 게 별건 아닌데,
그따위로 말하는 걜 보니 그냥 짜증이 확 났어.
그 자리에서 난 걔한테 질려버렸어.
그 뒤에도 크고 작은 일이 있었고.
그리고 지금은?
걔도 나도, 아직 그 회사를 다니는데, 서로 아는 체도 안해.
서로 너무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거지.
걘 회사에서 빅마우스라고 불려. 걔한테 무슨 이야기가 들어가면 전체 회사사람들이 다 알게되서.
그래도 걘 아직도 그냥 그러고 다니더라.
별로 개의치 않나봐.
그냥 입으로 망했으면 좋겠어. 걔는.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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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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