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잘한 걸까
*잘한걸까 1. 사이 속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것이 좋은 관계라고 생각했었는데, 갈등의 불씨를 더 크게 만드는 기름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속마음의 표현은 행복함과 동시에 불만을 낳았다. 드디어 우리는 서로 잘 지내는 법을 터득했다. 속마음이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10번 중 9번은 으르렁대며 날카로운 송곳니와 사나운 발톱을 드러내고 할퀴기 바빴던 우리는, 적당한 거리와 서로에 대한 적당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는 평정한 시간들을 찾았다. 약간인지는 모를 아쉬움과 서운함이 전제가 깔리기는 했지만, 썩 나쁘진 않은 전제였다. 서로 바라지도 않고, 그렇다고 냉랭하지도 않는 관계를 만들었고, 관계가 되었고, 관계가 되어버렸다. 2. 겹벚꽃 누군가 내게 모든 사람에게는 결이 있다고 말했다. 누..
그시간
2017. 5. 21. 2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