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1.

운동화는 내게 어려운 영역이다. 솔직히 별거 아닌것 같지만, 눈으로 봐서는 뭐가 예쁜지 잘 모르겠고, 막상 신어봐도 어디가 어떻게 예쁜지 잘 모르겠다. 정말 운동할 때 빼고는 항상 힐만 신는 나에게 운동화는 그렇다. 그래도 작년엔 운동화랑 친해져보려고 ABC마트 앞을 지나가면 꼬박꼬박 들어가서 운동화 뭐가 있는지 살펴보고, 신어도 봤다. 무슨 앱을 받으면 할인되는 운동화가 있길래 구매까지 했다! (물론 옆에 동생이 예쁘다고 계속 권유하지 않았으면 나 혼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일) 그때 구매한 운동화는 아직도 새 것처럼 뽀얗다. 그래도 새 운동화니까 평소에 의식하고 있다가 집 앞에, 주변에 나갈때 꼬박꼬박 신고 있다. 힐은 딱 길거리 지나가다가 쳐다만 봐도 나한테 어울릴지, 안어울릴지, 신으면 어떤 분위기가 나올지 단번에 알아차리는데 말이지. 심지어 어떤건 가격까지 얼추 맞춘다. 하지만 운동화는.... 거참 운동화가 뭐라고. ㅋㅋㅎㅎ 나도, 운동화도, 웃기는 짬뽕.


2.

친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썼다.

'당연했던 일들은 당연하지 않을 때에 알게된다'


책이고, 블로그고, SNS고, 친구간의 대화에서도, 익숙해지면 소중함을 잃게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 듣고, 읽었는데.

그래서 나는 그렇지 않아야지,라고 다짐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멍청이처럼 너무나도 당연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뒤에 엄청난 죄책감과 슬픔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와 울고 또 울었다.

정말 멍청이다.

바보똥깨멍청이해삼말미잘.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려는 나의 마음이 옳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3.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은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부치지 않은 편지>,정호승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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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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