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1.
난 먼지에 아주 조금 예민한 편이다.
먼지가 쌓이는 게 더러운 것 중에 제일 싫다.
두 번째는 머리카락.
그래서 물티슈는 항상 있어야 하고,
내 최애청소템 돌돌이도 항상 있어야 한다.

2.
애초부터 내가 자초한 일이니, 내가 감수하고 책임져야 한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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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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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또 어떤 마라톤을 나가볼까, 찾다가 2018 슈퍼블루마라톤을 선택했다.

니나랑 진희(진희한테 마라톤 나가자고 하면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바로 승낙해서 얼떨떨했다)랑
니나친구 배대리님이랑 다같이 출전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1번씩 연습하자고 했지만 비, 회식, 추석 등등 잘 안뛰었던 때도 많아서
이번엔 과연 내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저번 5월인가 여름 마라톤때 한강을 달리는데 길이 너무 좁고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초반 1km정도 치고 나가지 못해서 (그것 때문이라 믿고 싶다)
진짜 기록이고 뭐고 겨우 1시간 내로 들어왔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마라톤 역시 한강을 달리는 거라 매우 신경쓰였다.


이제 곧 마라톤이 다가오네, 생각하는 어느 날 택배가 왔다.
마라톤 티와 칩 달린 번호표, 그리고 그 대회 상징적인 소품인 블루 운동화끈.





음.

사실 내가 추워서 반팔티는 (질은 내가 이제까지 마라톤하면서 받은 티 중 엄청 좋은 편에 속했다) 못입더라도
끈은 갈아서 묶고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대회 전날 운동화끈을 갈아끼우려고 하는데....

왼쪽 운동화 끈을 다 빼버리고 파란색 끈을 끼워봤으나 ........... 너무 색이 안예뻐서 ㅠ_ㅠ
다시 원래 운동화 끈으로 묶어버렸다.

에잇.



드디어 당일이 되었고,
상암 월드컵경기장 평화공원으로 갔다!

출발하기 30분전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물품보관소에 가방 맡기고,
머리도 묶고,
번호표도 옷에 달고,
사진도 찍고!!!!!!!!!!!!!!!!!!!!!!!!!






ㅋㅋㅋ 사진을 빼먹을 순 없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느덧 내가 출발지점에 서있었다.
출발하기 직전에 폭죽 터트리는 것도 찍었다.

하프 뛰고 그 다음 내가 뛰는 10KM 스타트 차례였는데,
나 빼고 다른 일행들은 5KM였기 때문에 다 뛰고 만나자고 서로 화이팅하고 
진짜 최대한 이번에는 앞에서 뛰려고 인파를 비집고 앞으로 나갔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평화공원에서 출발했는데,
공원에서부터 한강길까지 차도를 막고 뛰게 해서 길이 넓었다!
앞으로 치고 나갈 것도 없이 내 페이스대로 그냥 뛰면 되는 것이였다!!!!!!!!!!!!!!!!!!!!

초반에 너무 신나서 진짜 내 생애 최단0~1KM 기록을 세웠다. ㅋㅋㅋ
더구나 출발한지 얼마 안되서 운동화끈이 풀려서 (작년 춘천마라톤때가 생각나는군 ㅠㅠ)
씩씩거리면서 묶고 다시 출발했는데 4분대 진입이라니!!!!!!!!!!!!!!!!!!!!!!!!!!

1KM지점마다 나이키앱 언니가 평균페이스를 알려주는데 듣고 깜짝놀랐다.
낄낄

공원-한강길가는 이 구간은 차도 내리막길이여서 그걸 제외하곤 한강길을 뛸 땐 그냥 평지였다.
언덕이나 이런것도 하나도 없이, 가양대교까지 평평한 길을 달렸다. 중간에 길이 좁아져서 사람들이 약간 몰렸지만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달리고 또 달렸다.
글쎄.
이번에 뛸 땐 뛰면서 잡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그리고 6KM정도 지점에서는 잡생각을 멈추고 달리자 뭔가 힘들었는데,
마침 요즘 내가 좋아하는 Sia노래가 흘러나와서 샹들리히ㅣㅣㅣㅣ(물론 속으로) 부르면서 달렸다.
가사 외워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날 밤 플레이리스트에 선곡을 신경써서 해놨기 때문에 노래때문에 버티면서 달렸다.
그리고 8KM지점부터는 5KM달리는 사람들이랑 섞였다.

윽.

앞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 일렬로 길막수준으로 달리는 (건지 걷는건지 모를듯) 사람들 때문에
'지나갈게요!'를 수없이 외치며 달렸다.
생각보다 빠른 페이스 덕분에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는 설렘에 진짜 크게 지나갈게요를 외쳤다.



마지막 반환점을 돌고 다시 공원으로 들어오는 길이
아까 내려왔던 곳 반대쪽인 오르막길이였는데,
와.
평지달리다가 조금 경사있는 오르막 달리려니 진짜 너무 힘들었다.
오르막 역시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어서 요리조리 피해서 달렸다.
근데 오르막 너무 힘들어서 진짜 몇번이고 멈출까, 걸을까, 쉴까, 갈등하다가
이번에 쉬면 기록이 늘어질 것 같아서,
그리고 더구나 9~10KM지점이기 때문에 ㅠ_ㅠ


그냥 계속 달렸다. 그 갈등을 하면서 달리니 어느새 내리막길이 다시 나오고 공원에 진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승점이 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기록 달성.

올해 서울하프마라톤때 55:49 였나 그랬는데,
무려 30초정도 줄인 기록이였다!!!!!!!!!!!!!!!!!!!!

와 진짜 신기록인데 얼떨떨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나서 사진을 엄청 찍었다. 껄껄.




달리기 다하고 잔디밭에서 누군지 모를 가수들이 공연도 하고,
필라테스 단체도 나와서 스트레칭 알려주는데,
일어나서 열심히 했더니 전광판에 잡혔다........ㅋㅋㅋㅋㅋㅋㅋ 웃김.



2-3주 전부터 아침에 영어학원에서 사람들이 나보고 마라톤 언제냐며,
매주 금요일마다 물어봤는데,
!!!!!!!!!


드디어 내일 기록을 깼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My wish came tru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말해야지. ㅋㅋㅋㅋ




내년에 이 마라톤대회는 또 나가기로 했다.
스폰이 롯데여서 그런지 몰라도
참가비 대비 사은품이나 다 뛰고 메달과 같이 주는 식량꾸러미(ㅋㅋㅋ)나 전부 다 질이 좋았다. 고퀄.ㅋㅋㅋ

다들 감탄하면서 식량꾸러미를 풀어봤다지.



올해 아마 이 마라톤이 마지막일 것 같다.
마지막을 신기록으로 장식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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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릭

그래 어쩌면 너같이 변하지 않는 물건들에게 빠져버린다면 오히려 덜 상처 받겠다.
물론 생명이 아닌 것들과는 비교할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여전히 생각은 들지만.


난 사실 물건에게 그다지 미련이 없어.
뭐, 받은 편지, 선물, 의미있는 책 등은 물론 내게 소중하지만 말야.
언제부터 미련이 없어졌나 생각해보면,
고등학교때, 그것도 대학교 첫 수시를 보러가는 아주 중요한 날 아침에,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누가 교실에 들어와서 내 가방 안에서 지갑을 훔쳐갔던 것 같아.
내가 학교에 오려고 버스에서 내렸던 그 사이까지만해도 지갑이 있었으니 말이야.
내가 교문에서 교실로 걸어오는 중간에 떨어트렸을 가능성은 엄청 낮은 것 같고.
더구나 그 지갑은 내가 처음으로 가졌던 명품지갑이였다?
엄마가 해외여행 다녀오면서 사준 지갑이였어.
사실 우리 엄마가 명품을 딸에게 덥썩 내미는 사람은 아니지만,
동남아 길거리에서 SSS급으로 사왔을지도 모르지만,
엄마가 명품이라고 하며 자신있게 내미는 지갑이였지.
그 안에 카드들이나, 현금 3만원이나, 뭐 그 따위들은 다 훔쳐가도 좋았어.
근데 그 지갑이 괜히 너무 아쉽고 아쉬운거야.
근데 어쩌겠어.
내가 엄청 아쉬워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속으로는 '제발 안에 내용물은 모두 없어도 좋으니 지갑만큼은 다시 돌려줬으면.'이라고 바랐지만,
그게 어디 마음처럼 되는 것도 아니고.
그때부터였던것 같아.
물건에 정을 붙여도, 그 물건은 닳기 마련이고, 어느날 잃어버릴 수도, 고장날 수도 있잖아.
그때마다 내가 내 아쉬움을 견디지 못할 것 같은거야.
그래서 난 별로 물건에 미련이 많이 없는 편이야.

넌 그것들이 너의 인생의 낙이라고 내게 말했지.
그래. 저마다 가치가 다를 수 있으니. 이해해. 
하지만 그 말들이 반복되고, 반복될수록,
나도모르게 조금씩 소외감까진 아니지만 뭔가 비스무리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
솔직히 말하면 너의 낙은 내가 되었으면, 했거든.
내가 너의 삶 어떤 부분의 기폭제가 되었으면 했고, 빛이 되었으면 했고, 기분좋은 산들바람이 되었으면 했거든.
하지만 나와 함께 있을땐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는 널 보면서,
그다지 내게 큰 미련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 널 보면서,
나는 너에게 그다지 소중하고 아끼는 존재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아무 말도 못하고, (그래서 네가 더 좋아할지도) 물건들따위에게 지극한 정성을 주는 마음이 더 소중한 너에게.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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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

그때 2018.10.12 23:14

따뜻한 말 한마디가 천냥빚은 물론이고 사람의 마음도 얻을 수 있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지.
전혀 말 한마디는 커녕 감정의 공유도 없으며 서로를 믿지 못하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불만만 가득하여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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