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1. 마음먹은대로, 그렇게 되었으면.
살짝 창문을 열어보았다.
이삿짐을 조금씩 조금씩 많은 먼지가 나지 않게
청소하며, 살살 옮기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먼지가 있을까봐.
창문을 활짝 열자니, 미세먼지들이 마구 쏟아져 들어올 것만 같아서
한 뺨도 안되게끔 열어놓았다.
밖엔 사생활보호창(이라고 부동산 아저씨가 그랬다.)이 달려있어서,
바깥 풍경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리 궁금하진 않았다.
이 공간에서 나는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이 공간에서 나는 다음 달을 맞이할 것이다.
언제까지 이 공간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공간을 내 채취로 가득 채우며, 
또 다른 나를 바라며, 변할 수 있는 나를 바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가지고 있어도 아무 소용도 없는, 아무 힘도 없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까지 가지고 온 것들을 하나씩 버리기로 했다.
소중한 것들 중에서도 더더욱 소중한 것들만 가져가고, 그리 무겁게 살지 않으려고.
꼭 잊지 말아야 할 것들만 가져가려고.

2. 솔직한 심정
사실 요즘 뜻대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대로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
잔가시에도 쉽게 생채기가 난다.
한 마디가 너무 깊숙하게 와닿는다.
내 안이 텅 빈 느낌이다.
마음을 먹기 싫은건지, 그렇게 마음을 움직이기 싫은건지,
뭐, 원인을 딱히 알고 싶진 않다만.
울렁거리는 내 마음을 진정시킬 필요는 있다.

3. 그런 날들
그런 날이 있다.
마구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날.
마구 사랑표현을 받고 싶은 날.
아무 생각없이 좋아만 하고 싶은 날.
아무 계산없이, 다른 생각없이 사랑만 속삭이고 싶은 날.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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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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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17.02.24 23:00

나만 꼭 붙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참고, 웃지 않으면 그냥 안녕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두렵다.
소중한 존재가 되지 못할까봐 두렵다.
나만 덩그러니 남을까봐 두렵다.
내 마음만 남겨질까봐 두렵다.
두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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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시도하려고 하면, 두려움이라는 막에 눈 앞에 가려져 멈칫하게 되고,
두렵다, 두렵다, 하면서도 결국 이미 엎질러진 물 마냥 저질러놓고 있으며,
외롭다는 생각에 공허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으면서도, 주변을 비워놓고,
자꾸만 관계를 복잡하게 얽히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쉽게 풀지 못할 실뭉텅이처럼 인연의 끈을 엉키게 해놓고,
용기있게, 자신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이어리 첫 번째 장에 매년 써 놓으면서도, 자존감이 종종 낮아지는 건지, 겁을 먹고 있는 건지, 이유모를 소심함에 몸을 부르르 떨게 되고,
조금만 신중해지자, 신중한 결정을 내리자고 해놓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찰나의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되고,
유해지고, 조금만 온화해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면서도, 어느 순간 길에서 서식하는 경계심이 가득한 암고양이처럼 사나워지고,
혹평 또는 단칼에 거절을 해야 하는 순간에 마음이 약해져 질질 끌거나 바보처럼 손해를 보고,
밉다가도 사랑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다가도 탓하게 되고,
결국 나 혼자만의 시간이고, 혼자만의 순간이고, 혼자만의 인생인데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신경쓰게 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내 코 앞만 보고 행동하게 되고,
잔뜩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실망감이 먼저 찾아올까봐 마음껏 기대할 수 없게 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자기 전에 생각하면서도 막상 다음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침한 표정을 짓고,
항상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 타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복에 겨운 듯 안정적인 생활패턴을 걷어차고 싶어져 무모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바쁘고,
놓치기 싫어 머리칼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어느새 잔뜩 쌀쌀맞아진 채로 노려보고 있고,
등 돌리는 것이 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면서도,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찬 눈망울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으며,
울고 싶을 땐 웃고 있으며,
웃고 싶을 떈 울고 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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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17.02.14 14:55

그래, 그나마 다행이다.  난 또 뭐라고. 

그만 마음 쓰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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