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날의 시 2017.08.04 01:05

나는
어느 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 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 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 날이니까


나의 시는

어느 날의 일이고

어느 날에 썼다.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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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박우현,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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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충동

그날의 시 2016.02.04 11:53

난 네가 누군지 몰랐어

너는 햇살이었고, 바람이었고 즐거운 충동이었지

너는 가루같은 물방울이었고, 춤이었고, 맑고 높은 웃음소리

항상 내게 최고의 아침이었어.


-황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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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이 빈약한 벽을

휘휘 감아준다

먼지와 차가운 습기의 휘장이

유리창을 가린다

개들이 보초처럼 짖는다


어둠이

푹신하게

깔린다


알아?

네가 있어서

세상에 태어난 게

덜 외롭다


-황인숙, <일요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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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다정한 친구이기보다는

진실이고 싶었다


내가 너에게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만남의 의미를 전해 주었다


순간의 지나가는 우연이기 보다는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었다

언젠가 헤어져야 할 너와 나이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모든 만남이 그러하듯이 너와 나의 만남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진실로 너를 만나고 싶다

그래, 이제 더 나이기 보다는 우리이고 싶었다


우리는 아름다운 현실을 언제까지 변치 않는

마음으로 접어두자

비는 싫지만 소나기는 좋고

인간은 싫지만 너만은 좋다


내가 새라면 너에게 하늘을 주고

내가 꽃이라면 너에게 향기를 주겠지만

나는 인간이기에 너에게 사랑을 준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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