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1.

진심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말.
그 순간은 진심이였어도(혹은 거짓이였어도) 시간이 지나야 깨닫는 말.
내가 하는 말들 중에도 훗날이 되어 혹여나 거짓이 될지 몰라 더욱더 신중하게 건네는 말.
나만 믿고 따라오면 다 잘될꺼야.

내가 계획이 있으니 이렇게만 해보자.

이 방향으로만 간다면 우리가 생각했던 목표를 이룰 수 있을꺼야.

일단 맡은 일에 대해서 잘 하고 있으면 될 것 같아.

내가 그때 너에게 그렇게 했던거에 대해 후회하고 있어.

너처럼 특별한 사람은 없었어.

너한테만큼은 이런 감정이 생겨.

나는 너만 사랑할꺼야.

또 너에게 연락하고 싶을 것 같아.

네가 보고 싶을거야.

.
.
수많은 말들이 내 귀를 스쳤지만 그 중 진실이 되었던 말은,



2.

하지만 계속해서 그들의 삶이 위태롭고 덧없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마치 채워지지 않은 욕망, 불완전한 기쁨, 잃어버린 시간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기다림과 궁색함, 편협함이 자신들을 마모시켜 무력하게 만들었다고 느꼈다.

가끔은 모든 것이 이대로 아무 것도 변하지 않고 계속되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냥 흘러가게 놔두면 될 일이었다.

삶이 그들을 달래줄 것이다. 몇 달이고 몇 년이고, 변화도 없고 그들을 구속하는 법도 없이, 인생은 계속될 것이다.

낮과 밤이 조화롭게 이어지는 가운데, 거의 미미한 변화만 있을 뿐, 같은 주제가 끝없이 되풀이되며 행복이 계속될 것이다.

어떤 동요, 비극적인 사건이나 예기치 못한 사건도 흔들어놓지 못할 영원한 감미로움을 맛볼 것이다.

그러다가도 어떤 때는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 맞서 싸우고 정복하고 싶었다. 싸워서 그들의 행복을 쟁취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싸울 것인가? 누구에 맞서서? 무엇에 맞서? 그들이 사는 세상은 낯설고 화려했다. 자본주의 문화로 번쩍이는 세계, 풍요로움이 감옥처럼 둘러싸고, 행복이라는 매력적인 덫이 놓인 세계였다.

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들 안에 있었다. 그들을 타락시키고, 부패시켰으며 황폐화시켰다. 그들은 속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조롱하는 세상의 충실하고 고분고분한 소시민이었다. 기껏해야 부스러기밖에 얻지 못할 과자에 완전히 빠져 있는 꼴이었다.


조르주페렉, <사물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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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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