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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402.물욕

puresmile 2021. 9. 19. 21:09

*물욕

입술은 하나인데 왜 립스틱은 수만 가지일까. 심지어 입술에 한 번에 여러 색을 바를 수도 없고,(그라데이션은 하지 않으니 생략하고) 한번 꽂히는 색이 있으면 한동안 그 립스틱만 손에 가는 내 성향으로 인해 서랍 속에서 제대로 빛 한번 보지 못하고 버리는 립스틱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늘 아래 같은 색은 없다는 건 인정하지만 내 피부색은 하늘 아래 하나뿐이니 어울리는 색도 한정적이었다. 하루는 새빨간 계열의 립스틱이 지겨워져서 나도 청순한 느낌의 연한 분홍색 립스틱을 발라볼까 싶었지만 얼굴이 뭔가 칙칙해지고, 생기 있어 보이지도 않아서 그제서야 웜톤이니, 쿨톤이니 하는 소리를 믿게 되었고, 또 하루는 무턱대고 기분대로 백화점의 그 노란 조명 아래서 핑크색으로 알고 샀다가 집에 와서 다시 발라보니 거의 자주빛의 가까운 립스틱이어서 경악한 적도 있었다. 

그 밖에도 여러 이유들로 그냥 있는 립스틱 다 쓰고 난 후 새로 사자고 마음을 고쳐먹었지만, 이놈의 뷰티 브랜드들은 쉬지도 않지. 계절이 바뀌면 늘 립스틱이 새로 출시되고, 어떤 브랜드는 텍스쳐가 달라졌다며 고운 립스틱 색깔들을 선보이고, 뷰티 인플루언서들은 서로 각자의 방식으로 입술이고, 팔뚝이고 립스틱 발색을 앞다투어 보여주니 또 눈이 돌아갈 수밖에. 어제도 어떤 브랜드의 립스틱 발색을 보고 혹해서 후기를 한참 찾아보다가 다시 요즘 마스크쓰고 다닐 수 밖에 없는 현실에 현타가 와서 보던 창들을 모두 닫아버렸다. 이러다 조만간 또 검색창에 립스틱 모델명을 검색해보겠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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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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