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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구슬같은 아이야

puresmile 2023. 4. 5. 00:32

구슬같은 아이야

마쉬멜로우를 좋아하던 시절의 널
데리러 갈 때마다
구슬 같은 아이라고 생각했었다

대문이지 쪽문인지 모를 문 앞에
작고 빛나는 채로 서 있는 너를 보며
오늘은 뭘 하고 놀아줘야 하나 조금 걱정했었다

늦은 밤 데려다 줄 때마다
그 문에서 방까지 꼭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괜한 호통을 쳐야 마음이 놓였다

너무 작고 예쁜 구슬이라
더러운 도랑으로 굴러갈까
캄캄한 틈새로 빠져버릴까 걱정했었다

정작 돌아오는 길마다 헤매는 건 나였다

거기 있어, 거기로 갈게 하고는
아랫집으로 이사를 온 너에게
꼭 좋은 날들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너랑나의 하루 끝엔
수없이 많은 밤편지들이
수없이 많은 착각과 스물셋 다운 천진함이

조금 촌스러우면 어떠냐며
사랑이 잘 안 되면 어떠냐며
너가 최고라고 우기며

어느덧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된 우리는
여전히 여전히

구슬같은 아이야
눈물이 고일 땐 참지 말고
나를 떠올려주라

아무 관계 없는 것일지라도
그냥 내가 너의 편이 되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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