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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504.자판기

puresmile 2023. 9. 3. 15:35

*자판기

1.
내가 자주 읽고 자연스럽게 손이 뻗게 되는 그런 책들 말고, 더 다양한 책을 읽고 싶다. 그래서 그냥 랜덤으로 책이 나오는 자판기가 집 앞에 있었으면 좋겠다. 도형이든, 색깔이든, 여러 버튼이 구분되게 나열되어 있는데 돈을 넣고 그날 내가 끌리는 버튼을 누르면 어떤 책이 딸깍하고 떨어지는 거지. 그게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문제집이 될 수도 있고, 에세이가 될 수도 있고, 두꺼운 역사책이 될 수도 있고. 그리고 그 책을 읽어도 되고, 누군가 필요할 것 같은 사람에게 선물을 해줄 수도 있고. 늘 그 자판기 앞에 서면 어떤 책이 나올까 설렐 것 같다.

2.
조만간 3년 만에 제대로 된 한국의 겨울을 느낄 것 같다. 작년 초에 잠시 한국에 왔었을 땐 이게 겨울인지 뭔지 싶기도 전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기 바빴는데, 이젠 가을부터 차근차근 밟아서 겨울까지 가겠지. 늦가을쯤, 초겨울쯤 찬 바람이 불 때 학교 도서관에서 시험공부하다가 잠시 도서관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따뜻한 조지아 오리지널 캔커피 자주 마셨는데. 친구가 좋아했던 따뜻한 실론티도 생각나네. 올해는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 조지아 오리지널 보이면 꼭 마셔야지. 그 맛이 그립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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