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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518.엄마

puresmile 2023. 12. 5. 13:08

*엄마

지금보다 어리고 엄마가 힘들었을 때에는 그냥 그 사실을 외면하고 싶었고,
가까이 있을 땐 그 소중함을 당연함에 사로잡혀 전혀 몰랐는데,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이럴 땐 엄마가 어떻게 했더라' 자연스럽게 떠올려지고, 
엄마가 큰 수술을 했을 때 문득 엄마가 언젠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변의 진리가 확 와닿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그립고, 언젠가 그리워질 음식은 엄마의 밥과 국, 찌개, 반찬이었고,
한창 사춘기 땐 엄마의 웃음소리가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이제는 늘 시끄럽게 웃어줬으면 좋겠고,
나이가 90이 넘어도 여기저기 자주 돌아다니려고 하는 외할머니를 꼭 닮아서 우리 엄마도 나랑 같이 여기저기 놀러 다녔으면 좋겠어.
멀리 살 땐 그저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했는데,
막상 서로 부르면 부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살아보니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고,
괜히 엄살 한 번 부릴 수 있으며,
만나면 한 번이라고 더 안을 수 있어 그저 행복하네.
이제라도 뒤늦게나마 내가 좋아하는 엄마 반찬 레시피를 하나, 둘, 열심히 배워서
평생 나도 그 맛을 즐기며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저 또 행복하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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