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으면서도 긴 시간들을 밟아가며 아무곳에도 집중할 수 없었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냥 멍하고 또 멍했다.

술을 마시자는 너의 말에 사실 나는 괜히 심술이 났다.

혼자 바보같이 조심스러운 마음이 뭔가, 나 혼자만 바보가 된 느낌이였다.

아니, 어쩌면 그게 가장 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으나, 그냥 괜히 심술이 났다.

내가 대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나 조차도 명확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내 마음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내 자신이 너무 짜증났고, 답답했다.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였는지, 나만 그 때의 따뜻함을 바라보고 있던 건 아니였는지, 그냥 다 바보같고 바보같다.

몽땅 마음은 가깝고도 먼 곳에 빼앗긴 채 일도 손에 안잡히는 내가 바보같았다.

놓여져 있는 상황들이 따뜻함만 줄 수 없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나는 이기적이게도 너에게 마냥 따뜻함을 바라고 바랐다.

그렇게 너는 내게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였고, 따뜻한 사람이였고 앞으로도 따뜻한 사람일 것 같은 생각만 들었다.

애써 차가워진 너의 모습을 보고 당황스럽기도하면서 슬프기도하면서 속상하기도하면서 무척 낯설었다.

나는 온전하게 너를 지켜내고 싶었지만, 그렇게 너를 지켜낸다는 이야기가, 따뜻한 너를 지켜낸다는 이야기이기에, 어쩌면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너를 보고싶어하고, 눈을 마주치고 싶어하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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