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그때 2015. 7. 15. 01:50

오늘은 치과에 가는 날이였다.

2년 전, 교정이 끝난 후 매년 한 번씩 교정을 했던 치과에 가서 정기검진을 받는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치과가기 전에 백화점에 들러서 가방 AS도 맡기고, 나이키 매장에 들러 원하는 모델이 있는지 물어보고,

환승시간을 확인한 후 예약시간에 맞춰 치과에 도착했다.

오래전부터 느꼈지만, 항상 올때마다 카운터에 앉아있는 간호사언니들의 얼굴이 변해있다.

예전 언니는 조금 더 오래 있다 싶었는데, 어느덧 다른 언니가 방글방글 웃으며 앉아있었다.

여느때와 같이 치과는 대기시간이 길었다.

보통 예약시간에 맞춰 가도, 30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했다.

오늘은 45분 정도 대기했던 것 같다.

항상 교정기 덕택에 입이 툭 튀어나온 사람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주시하며 앉아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오늘은 웬지 스마트폰을 보고 있기가 싫었다.

그래서 앞 테이블에 놓여져있는 신문을 들었다.

매경이였나.

1면, 2면, 3면 째에 대문짝만하게 창업에 대한 기사들이 쓰여져있었다.

정부에서 젊은이들의 창업을 계속해서 지원한다지만, 사회에서 실패를 용납해주지 않으며,

연대보증이 문제이며, 창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빼곡히 적혀있었다.

항상 들어왔던 이야기들. 그리 흥미롭진 않았다.

그 기사에 눈길을 던지며 다른 공상에 빠져들어 있던 찰나에 내 이름이 불렸다.

치과 의자에 앉자마자 누웠다.

간호사가 여러가지를 물어본다.

스켈링도 친절하게 해준다.

실수로 물이 찍찍 나오는 레이저같은 도구를 잘 못 건들여 내 코 주변으로 물이 튀었다.

연신 죄송하다며 계속해서 스켈링을 해나갔다.

스켈링 후 원장님을 불러온다며 누워있던 날 치과의자에 앉혔다.

내 눈 앞에는 모니터가 보였는데, 그 모니터 안에는 내 진료기록과 사진들이 펼쳐져 있었다.

아주 맨 처음에 치과를 언제 왔나 보니 2011년 3월 3일이라고 파일명에 적혀있다.

어느덧 4년이나 지났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원장님을 기다린다.

오래됐다면 오래 안 원장님이 나를 반긴다.

상냥하게 이름을 부르며.

원장님은 항상 말랐고, 가까이 오면 특유의 향수냄새가 났으며, 항상 느끼지만 안경쓴 모습과 약간 나이보다는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꽤 지적여보인다.

내 치아를 다시 검사한 후 '좋아요!'라고 명쾌히말하고 내년에 보자고 한다.

그러더니 나한테 '해피바이러스 연희씨'라고 말했다.

난 오늘 목이 좋지 않아 하루종일 뚱해 있었는데, 갑자기 저 말을 들으니,

내가 정말 해피바이러스처럼 행동해야(?) 변해야(?) 돌아와야(?) 할 것만 같았다.

그제서야 나는 베시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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