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1. 어느날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은 적당히 마실 만큼 마셨고,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시기 싫었던 여자친구는 남자친구를 블랙잭 할 수 있는 펍에 데려갔다. 평소에 심리전에 강한 편이였던 그 남자친구는 딜러와 심리전에 재미붙이며 블랙잭에 눈을 떴고, 매번 따고 잃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빠져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여자친구와 남자친구는 인연이 다해 헤어졌고, 헤어졌지만 잠시동안 서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친구로 지냈던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는 각자 친구와 그 펍에 갔다가 마주친 적이 몇 번 있었고, 같은 테이블에서 게임을 하고 술을 마셨다. 이후 여자친구와 남자친구는 더이상 친구로 지내지 않을 정도로 등을 돌렸고, 남자친구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소개해준 그 블랙잭 펍을 평일에도 퇴근 ..
*마늘빵 1. 케이크 먹고 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말했더니, 어느 날 냉장고에 케이크가 있었고 마른 오징어 먹고 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말했더니, 어느 날 냉동실에 마른 오징어가 있었다. 2. 친구랑 삼거리 빵집에서 마늘빵 산 후에 지금은 사라진 전통카페에 가서 전통차와 함께 먹던 마늘빵도 좋았다. 3. 몇 년 만에 마늘빵이 너무 먹고 싶었던 어느 날, 운동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마트에 갔어. 네 생각이 나서 네가 좋아할 만한 다른 빵들도 잔뜩 집었지. 이것저것 마구 집어 들다 보니 내 두 손으로 겨우 들 정도가 되었고, 너를 만나러 가는데 넌 마중 한 번 안 나오더라. 혹시나 싶어 내가 빵을 먹고 싶다고, 마트에 가고 있다고, 많이 살 거라고, 별의별 말을 다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야. 눈치가 없었던 건지..
*걱정 1. 인스타 프로필에 쓴 글이 너무 와닿아서 팔로우 한 배우(인줄 사실 몰랐다)가 있다. 그 프로필에는 '완벽한 계획은 필요없어.해 지금.'라고 적혀있었다. 2. 평소에 있던 걱정도 날려버리고도 남았을 난데, 누구한테 '걱정하는 법'을 조금은 배워버려서 요즘엔 나도모르게 걱정을 하긴 한다. 근데 항상 이렇게 걱정해봤자 해결되지도, 좋아지지도, 나아지지도 않을 거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리고 내가 왜 걱정을 하고 있냐며 나를 나무란다. 배우고 싶지 않은 부분을 배워버려서, 잊고 있는 중이다. 3. 내 기억 어딘가에 숨어있던 그 당시 찍은 사진이 내 꿈 속에 나왔어. 심지어 네 사진도 나왔지 뭐야. 맥북 포토부스 필터 중 넙죽이처럼 나오는 필터를 이용해서 찍은 그 사진. 난 진짜 까맣게 잊고 있었거든..
*소주 정말 기분 좋을때만 하나도 쓰지 않은 술. 불광동에 출장갔을때 불광시장에 있던 옛날 순대국 집으로 (나머진 원래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이라 나만 잘 모르던) 8명정도가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10월 말이라 쌀쌀했지만 순대국집 안에는 솥에서 육수 끓이는 냄새가 솔솔 나서 그런지 공기가 후끈했고, 후덥지근한 공기 속에서 순대국 냄새를 맡으니 자연스럽게 생각나던 술.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소곱창집에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목청껏 떠들며 홀짝홀짝 마시던 술. 말레이시아에서는 9천원정도 하는 술. 예전에 아는 선배가 평택역 앞 홍콩반점에서 알려주던 칭쏘비율이 지금까지도 인생비율이 되서 항상 그 비율대로 맥주와 섞어 먹는 술. 신입사원때 우리팀만 야근을 했는데 일이 끝나고 대표가 순대국집에서 한 잔씩 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