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상상
*상상 1. 대화 조금만 내게 귀를 기울이면 많은 소리들이 들린다. 내 두 발이 말했다. 하이힐이 그렇게 좋냐고. 내가 소리지르는 건 들리지 않냐고. 그럴수록 나는 더 높은 힐을 찾았다. 내 왼팔이 말했다. 왜 오른팔에는 무거운 가방을 들지 않냐고. 양 팔로 나눠 들면 조금은 더 가볍지 않겠냐고. 왼팔에겐 미안하지만, 오른팔에 무언가를 들고 있어서 못쓰게 되는 상황이 오면, 난 왠지 모르게 불안해. 내 귀가 말했다. 몇 개의 노래들만 듣지 말아달라고. 왜 하루에, 아니 일주일, 어쩌면 한 달 내내 몇 개의 노래들만 몇 년 째 듣고 있는 거냐고. 지겹지도 않냐고. 나는 이제 그나마 조금씩 다른 노래들을 찾기 시작했었고, 그리 성공율이 높진 않았다. 내 손톱이 말했다. 나도 예쁜 매니큐어 한 번 쯤 발라보고..
도란도란 프로젝트
2017. 2. 5.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