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같은 아이야
구슬같은 아이야 마쉬멜로우를 좋아하던 시절의 널 데리러 갈 때마다 구슬 같은 아이라고 생각했었다 대문이지 쪽문인지 모를 문 앞에 작고 빛나는 채로 서 있는 너를 보며 오늘은 뭘 하고 놀아줘야 하나 조금 걱정했었다 늦은 밤 데려다 줄 때마다 그 문에서 방까지 꼭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괜한 호통을 쳐야 마음이 놓였다 너무 작고 예쁜 구슬이라 더러운 도랑으로 굴러갈까 캄캄한 틈새로 빠져버릴까 걱정했었다 정작 돌아오는 길마다 헤매는 건 나였다 거기 있어, 거기로 갈게 하고는 아랫집으로 이사를 온 너에게 꼭 좋은 날들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너랑나의 하루 끝엔 수없이 많은 밤편지들이 수없이 많은 착각과 스물셋 다운 천진함이 조금 촌스러우면 어떠냐며 사랑이 잘 안 되면 어떠냐며 너가 최고라고 우기며 어느덧 서른이..
그때
2023. 4. 5. 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