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복숭아
*복숭아 처음에 그녀는 마냥 천진난만해보였다.그냥 착하고 밝고 예쁜 아이라고만 느껴졌다.하지만 추운 인사동 거리를 걸으며 그녀의 감성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천장이 낮은 카페에 앉아 마카롱과 향 좋은 홍차 위로 대화를 하며 그녀의 내면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어느 해, 겨울 내내 그녀와 매일 만나 누가 들을새라 조곤조곤하게 각자의 머릿 속에 있던 주제들을 하나씩 풀어냈다.하루는 이 주제, 하루는 저 주제, 또 하루는 다른 주제, 또 하루는 또다른 주제.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대화의 양이 쌓이고 쌓여 산더미가 되었고,그녀와 나는 그 산더미같은 내용들을 인지하고 소화시키는 재미를 알아갔다. 그녀는 마치 스펀지와도 같았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모두 남김없이 흡수했다.어떤 주제로 ..
도란도란 프로젝트
2015. 8. 4.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