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

1.
사실 그날 밤 잠을 자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심장이 너무 뛰었고, 모든 신경이 바짝 곤두서있었기 때문에 잠을 자는 것인지, 안자는 것인지도 모른 채 설잠아닌 설잠을 잤고, 아마 뒤척이다 동이 틀 때 즈음 잠이 잠깐 들었다. 그 날의 나의 최종 감정의 정착지는 억울함이였다. 억울했다. 눈꼽만큼도 날 이해해주지 않는 말투와, 행동이 결국 나를 억울하게 만들었다. 못 볼 것들, 안봐도 될 것들을 보면서, 들으면서, 느끼면서 그래도 내가 나름 어른스럽게 참고 참아왔던 결과가 나를 단 하나도 이해해주려 하지 않음이라는 사실에 또 억울했다. 한밤중에 소리를 지르며 성이 난 감정은 내 마음을 할퀴었고, 너무 기가막혀서 눈물이 났다. 그러면서도 지금 내가 왜 이렇게 울고 있어야 하는지 또 억울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이젠 알 생각도 없었고, 따질 생각도 없었다. 어찌되었던 벌어진 싸움이고, 결국 모든게 오해였지만, 그 오해를 하는 사고방식 또한 나를 억울하게 했다. 그렇게 단지 가엾은 나의 하룻밤이 흘러갔다.

2.
'오늘은 우리의 생 중 가장 젊은 날~'이라고 공지가 띄워져있는 어떤 친구와 나의 카톡방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카톡방의 대화내용들 중 절반정도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또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은 왜이리 많은 건지. 그래도 다시금 누구땜에 좋다, 이것 때문에 산다, 이것 땜에 웃는다 등의 희망적인 내용들도 있다. 또 하루는 나의 치솟는 물가걱정과, 우리의 쥐꼬리만한 월급들, 그리고 그 친구의 새로 이사간 집의 월세 걱정을 했고, 또 다시 우리는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하며 큭큭대며 웃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친구는 나 떄문에 웃는 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고, 또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그 친구에게 무슨 이유에서건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그 친구가 아침에 조용히 카페를 가자고 했다. 그래서 일을 제쳐두고 1층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보통은 카페를 다시 들고 사무실로 올라오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카페 테이블에 앉길래 덩달아 나두 앉았다. 그 친구는 어렵사리 입을 뗐다. 현재 그 친구가 처한 상황들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이었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와 무거운 짐들을 그 친구가 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사실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너무 답답해서 나한테 털어놓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비록 내가 실질적으로 그 친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은 없었지만, 나를 믿고 이야기해준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위로가 서툴러 (나는 왜이렇게 서투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 그 친구에게 내 마음에 꼭 드는 위로를 해주진 못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우리는 또다시 사무실로 올라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무 말도 듣지 않았다는 듯이, 일을 했고, 또 시시콜콜 농담을 하며 웃기 바빴다. 

3.
반가웠던 시간들은 아쉽지만 흘러갔고, 또다시 내겐 숙제가 남겨졌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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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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