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또 어떤 마라톤을 나가볼까, 찾다가 2018 슈퍼블루마라톤을 선택했다.

니나랑 진희(진희한테 마라톤 나가자고 하면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바로 승낙해서 얼떨떨했다)랑
니나친구 배대리님이랑 다같이 출전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1번씩 연습하자고 했지만 비, 회식, 추석 등등 잘 안뛰었던 때도 많아서
이번엔 과연 내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저번 5월인가 여름 마라톤때 한강을 달리는데 길이 너무 좁고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초반 1km정도 치고 나가지 못해서 (그것 때문이라 믿고 싶다)
진짜 기록이고 뭐고 겨우 1시간 내로 들어왔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마라톤 역시 한강을 달리는 거라 매우 신경쓰였다.


이제 곧 마라톤이 다가오네, 생각하는 어느 날 택배가 왔다.
마라톤 티와 칩 달린 번호표, 그리고 그 대회 상징적인 소품인 블루 운동화끈.





음.

사실 내가 추워서 반팔티는 (질은 내가 이제까지 마라톤하면서 받은 티 중 엄청 좋은 편에 속했다) 못입더라도
끈은 갈아서 묶고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대회 전날 운동화끈을 갈아끼우려고 하는데....

왼쪽 운동화 끈을 다 빼버리고 파란색 끈을 끼워봤으나 ........... 너무 색이 안예뻐서 ㅠ_ㅠ
다시 원래 운동화 끈으로 묶어버렸다.

에잇.



드디어 당일이 되었고,
상암 월드컵경기장 평화공원으로 갔다!

출발하기 30분전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물품보관소에 가방 맡기고,
머리도 묶고,
번호표도 옷에 달고,
사진도 찍고!!!!!!!!!!!!!!!!!!!!!!!!!






ㅋㅋㅋ 사진을 빼먹을 순 없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느덧 내가 출발지점에 서있었다.
출발하기 직전에 폭죽 터트리는 것도 찍었다.

하프 뛰고 그 다음 내가 뛰는 10KM 스타트 차례였는데,
나 빼고 다른 일행들은 5KM였기 때문에 다 뛰고 만나자고 서로 화이팅하고 
진짜 최대한 이번에는 앞에서 뛰려고 인파를 비집고 앞으로 나갔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평화공원에서 출발했는데,
공원에서부터 한강길까지 차도를 막고 뛰게 해서 길이 넓었다!
앞으로 치고 나갈 것도 없이 내 페이스대로 그냥 뛰면 되는 것이였다!!!!!!!!!!!!!!!!!!!!

초반에 너무 신나서 진짜 내 생애 최단0~1KM 기록을 세웠다. ㅋㅋㅋ
더구나 출발한지 얼마 안되서 운동화끈이 풀려서 (작년 춘천마라톤때가 생각나는군 ㅠㅠ)
씩씩거리면서 묶고 다시 출발했는데 4분대 진입이라니!!!!!!!!!!!!!!!!!!!!!!!!!!

1KM지점마다 나이키앱 언니가 평균페이스를 알려주는데 듣고 깜짝놀랐다.
낄낄

공원-한강길가는 이 구간은 차도 내리막길이여서 그걸 제외하곤 한강길을 뛸 땐 그냥 평지였다.
언덕이나 이런것도 하나도 없이, 가양대교까지 평평한 길을 달렸다. 중간에 길이 좁아져서 사람들이 약간 몰렸지만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달리고 또 달렸다.
글쎄.
이번에 뛸 땐 뛰면서 잡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그리고 6KM정도 지점에서는 잡생각을 멈추고 달리자 뭔가 힘들었는데,
마침 요즘 내가 좋아하는 Sia노래가 흘러나와서 샹들리히ㅣㅣㅣㅣ(물론 속으로) 부르면서 달렸다.
가사 외워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날 밤 플레이리스트에 선곡을 신경써서 해놨기 때문에 노래때문에 버티면서 달렸다.
그리고 8KM지점부터는 5KM달리는 사람들이랑 섞였다.

윽.

앞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 일렬로 길막수준으로 달리는 (건지 걷는건지 모를듯) 사람들 때문에
'지나갈게요!'를 수없이 외치며 달렸다.
생각보다 빠른 페이스 덕분에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는 설렘에 진짜 크게 지나갈게요를 외쳤다.



마지막 반환점을 돌고 다시 공원으로 들어오는 길이
아까 내려왔던 곳 반대쪽인 오르막길이였는데,
와.
평지달리다가 조금 경사있는 오르막 달리려니 진짜 너무 힘들었다.
오르막 역시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어서 요리조리 피해서 달렸다.
근데 오르막 너무 힘들어서 진짜 몇번이고 멈출까, 걸을까, 쉴까, 갈등하다가
이번에 쉬면 기록이 늘어질 것 같아서,
그리고 더구나 9~10KM지점이기 때문에 ㅠ_ㅠ


그냥 계속 달렸다. 그 갈등을 하면서 달리니 어느새 내리막길이 다시 나오고 공원에 진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승점이 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기록 달성.

올해 서울하프마라톤때 55:49 였나 그랬는데,
무려 30초정도 줄인 기록이였다!!!!!!!!!!!!!!!!!!!!

와 진짜 신기록인데 얼떨떨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나서 사진을 엄청 찍었다. 껄껄.




달리기 다하고 잔디밭에서 누군지 모를 가수들이 공연도 하고,
필라테스 단체도 나와서 스트레칭 알려주는데,
일어나서 열심히 했더니 전광판에 잡혔다........ㅋㅋㅋㅋㅋㅋㅋ 웃김.



2-3주 전부터 아침에 영어학원에서 사람들이 나보고 마라톤 언제냐며,
매주 금요일마다 물어봤는데,
!!!!!!!!!


드디어 내일 기록을 깼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My wish came tru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말해야지. ㅋㅋㅋㅋ




내년에 이 마라톤대회는 또 나가기로 했다.
스폰이 롯데여서 그런지 몰라도
참가비 대비 사은품이나 다 뛰고 메달과 같이 주는 식량꾸러미(ㅋㅋㅋ)나 전부 다 질이 좋았다. 고퀄.ㅋㅋㅋ

다들 감탄하면서 식량꾸러미를 풀어봤다지.



올해 아마 이 마라톤이 마지막일 것 같다.
마지막을 신기록으로 장식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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