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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509.기다림의 끝

puresmile 2023. 10. 8. 16:59

*기다림의 끝

한때 사랑의 표현이, 사랑 고백이 금기였으려나 싶을 정도로 삭막한 때가 있었다. 어떤 이는 마치 먹이를 주듯 특별한 날에만 사랑한다는 표현을 (그래봤자 거의 한 번이었나, 에라이)했고, 어떤 이는 처음 만났을 때 달콤한 말로 나를 현혹시키더니 그 이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굴었다.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하마터면 그 안주함에 속아 평생 삭막하게 살 뻔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달달하고 올망졸망 표현하는 연애를 하지 않는 스타일인 줄 알았다. 주변에서 늘 누구를 만나든 서로 애정 표현을 많이 하는 친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만나냐고. 그랬더니 그 친구에게 '난 애정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표현을 잘 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뿐이야'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 대답을 듣고 다시 내게 자문했다.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애정 표현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을 뿐인가? 분명 누군가를 만날 때는 항상 사귀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그 이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애정표현을 그저 못하는 건가?' 라는 말도 안되는 꼬리물기를 하다 그냥 그만 뒀다.

근데 개뿔. 늘 애정 어린 표현을 하고, 매일매일 날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보니 그동안 그냥 내가 운이 없었던 것뿐이었다. 그냥 그 사람이, 그 사람들이 사랑한다는 말들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만큼 만났는데 그런 표현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선 누가 들어도 그냥 문제가 있어 보였고, (사랑의 표현들을 하지 않는 것이 꼭 화두는 아니었지만) 당사자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나도 모르게 구멍이 나고, 금이 갈 수밖에 없었다.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한번 내 마음을 믿은 것에 대해서 어떤 미련도, 후회도 없다. 그저 나는 내가 행복한 선택을 했던 것이지. 그래서 요즘 행복에 겨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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