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내겐 징크스라고 하기엔 조금 거창한 것 같고, 그냥 신경쓰이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손톱.어쩌다 내 손톱이 길다고 느껴지면 그 날 하루는 굉장히 찜찜하다.일을 해도 잘 마무리 짓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빨리 집에가서 손톱을 깎고 싶은 생각 뿐이다.그리고 나는 손톱을 굉장히 자주 깎는다. 3~4일에 한 번씩은 깎는다.더이상 키는 자라지 않고, 손톱과 머리카락은 금방금방 자라는 것처럼 느껴지는건 기분탓일까.하하하하.그래서 손톱을 아침에 깎으면 그 날은 기분이 산뜻하고,손톱을 자기 직전에 깎으면 그 날은 기분좋게 잠든다. 푸하하하하하.덕분에 여자들이 많이 좋아하고, 남자들 또한 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있는 네일아트도 관심이 거의 없다.그 거리에 있는 흔한 네일아트샵 한번 가보지 않았다. 손톱에 ..
*가을의 전설 중학교 1학년 때였나,한창 노래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다.(물론 지금도 노래를 듣는건 좋아한다)그때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정말 어지간히 좋아했다.노래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때 한창 오디션박스 라는 작은 노래방 비슷한게 유행했었다.노래를 부르면 자신의 노래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가고, 거기서 종종 스타가 나왔다.연규성도 그렇고, 도은영도 그렇고, 김소정 뭐 등등. 지금은 다 기억이 안난다.거기서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사실 나는 음치는 아니였다. 초등학교때부터 합창부를 했었고, 합창대회에 나가 여러번 수상하기도 했었다.합창은 화음과, 음을 잘 맞추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냥 노래는 달랐다. 혼자 부르기 때문에 더 기술이..
*향기 1. 음악은 신비로운 힘이 있다.누구에게나 그럴지는 모르겠지만,음악은 내게 기억력을 정말 10배로 향상시켜주는 그런 힘이 있다.마치, 최면술사의 레드썬 같다고나 할까.만약에 3년 전에, A라는 음악을 좋아해서, 또는 그 음악이 우연찮게도 그때 내 귀에 많이 들렸다고 치자.3년 후 지금, 그 A라는 음악을 들으면 3년 전 내가 그 음악을 들었을 그 당시의 내 생각, 내가 있었던 공간, 내가 만났던 사람이 많이 생각난다.그냥 조용히 혼자 그때를 떠올리는 것보다 정말로 10배는 더 생생하게 기억난다.그 정도로 나는 음악의 지배를 많이 받는다. 향기도 마찬가지다.특히 향기는 음악처럼 엄청나게 많고 다양한 종류들을 맡아보고 살지 않아서,더더욱 내 머릿속에 많이 남는다.이런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한 달 전,..
*귤 한때 나를 귤귤이라고 부르던 사람이 있었다.난생 처음 들었던 애칭,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이였던 그 당시, 나는 철학과 인문학에 빠져있었다. 철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뭔가, 내 주위 사람들과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딱히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도 없었을뿐더러, 이 시대에 왠 철학이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내가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그리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그런데 그 사람은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것을 넘어서서, 나와 같이 토론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내가 아닌 타인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했고, 또 타인의 시각이 궁금했기 때문에 이러한 토론을 진심으로 바랐던 나는, 계속해서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다. 하루는 커피를 마시다가..
*여름 어느 여름 밤이였다.여느때와 다름없이 나는 아침에도 잘 지냈고, 점심에도 잘 지냈고, 오후에도 잘 지냈다. 물론 저녁에도 잘 지냈다.그렇게 생각한다.그리고 밤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엄청나게 무거운 짐이 내 어깨에, 내 등에, 내 머리위에올려져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갑자기 모든게 비관적으로 보였다.내가 보고, 듣고, 읽는 모든 것들이.그런 감정들을 느낀 채로는 쉽게 집에 들어가기 싫었다.그런 감정들을 가지고 집 대문을 열고, 웃으면서 내가 집에 왔다고 이야기 하기가 싫었다.그래서 집 앞에, 아니 솔직히 말하면 집 앞말고 우리집 옆옆동 앞에 놓인 벤치에 앉아서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었다. 무슨 노래였는지 까지는 기억이 안난다. 그리 노래는 중요한게 아니였던 것 같다.그 벤치에서 청..
*우유 어릴 적, 초등학교 3학년, 아니 4학년 때다.그 당시 단짝 친구였던 Y양과 함께 학교가 끝나고 학교 밖으로 나가는데,날씨가 꾸물꾸물 하더니 갑자기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학교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 문으로 나가면 Y양네 집 쪽이였고, 왼쪽 문으로 나가면 우리집 쪽이였다.Y양과 나는 운동장 오른쪽 문으로 나가서 보이는 문방구에 500원짜리 악보를 팔아서그 악보를 사려고 그쪽으로 나가려던 참이였다.일단 뛰어서 문방구까지 가는 건 성공.악보를 골라골라 최신곡(이였는데, 정확히 무슨 곡인지 기억이 안난다) 악보를 사들고,비에 안젖게 가방 속 책 사이에 한번 고이 접어서 넣었다.그리고 현재 위치와 가까운 Y양네 집으로 가서 비가 그칠때까지 기다렸다가 나는 집에 가기로 했다.Y양네 도착. 그 날 처음으..
2014년이 되었고, 벌써 5일이나 지났다.예전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항상 새해가 되면뭔가를 다시 결심해야 할 것 같고, 내 자신이, 또는 내 주위의 뭔가가 바뀌어야만 할 것 같은,그리고 왁자지껄하면서도 붕 뜨는것 같으면서도, 정작 나는 새해라고 짠! 변한건 없는데, 뭔가 변한것 같으면서, 또 변해야 할 것 같으면서도,뭐,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그런데 올해는 시간이 잔잔하게 흘러간다.새해라고 왁자지껄하지도 않으면서, 조용하고, 평온하고, 일상적이게.괜히 마음이 붕 뜨지도 않으면서, 중심을 잡고 잔잔하게 흘러간다.그래서 안정적인 느낌이면서, 더욱 내 자신이 단단해진 기분이다.시간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흘러가고 있다.아, 새해라고 짠! 변한게 하나있지. 나이가 한살 더 먹었구나.사실 나이는 보편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