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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23.두려움

puresmile 2016. 5. 15. 20:14

*두려움


1.

"이런 내 희생은 누가 책임져줘요?"

"그래도 그 목표를 이룬다면 그 다음 사람들에겐 편하지 않을까?"

"아니, 그건 알겠는데. 그 목표를 이루는 시간이 짧지 않으니까 하는 말이죠.. 

그 시간동안 내가 하는 희생과 스트레스 등은 누가 보상해줘요?"

"물론 그건 누가 보상해줄 수는 없지만 그 목표를 생각하면 뭔가 힘이나지 않니?"

"그럼 그 목표를 이루면요?"

"목표를 이루면 우리도 편해지겠지."

"그렇게 편해지고나면 뭐가 좋아요?"

"편해지면 지금과 같은 고생은 안하겠지?"

"그래도 지금의 내 나이, 내 시간은 다신 돌아오지 않잖아요."

"그건 그렇지."

"난 그게 너무 아까워요. 그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요."

"그래도 나는 그게 아깝다는 생각만 하진 않아."

"하지만 그 시간들을 잃어버리는 건 맞잖아요.

나도 자기개발을 위해서 공부도 하고 싶고,

사랑도 하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절대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워요."

"그건 결국 가치관의 차이라서 그게 옳다고, 옳지 않다라고 말해줄 수는 없을 것 같아."

여기까지 그들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나는 어떠한 말 한 마디조차 해줄 수 없었다.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도저히 무엇이 어떻다, 라던가, 이것은 옳다, 저것은 그르다, 

이런건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따위의 말들을 더해줄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하기엔 싫었으며,

진지함을 더 보태기도 싫었으며,

이런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려는 말조차 하기가 싫었다.

그렇다고 위로의 말을 하기도 싫었다.


2.

나에 대한 마음이 식을까 두려웠다.

너의 행동, 너의 말투, 너의 표정,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신경쓰였다.

그리고 자잘한 것들이 엄청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런 두려움은 내 자신을 갉아먹으려 애를 썼다.

다행히도 스스로 나를 갉아먹기 직전에 두려움에 맞섰다.

떨리긴 하였지만, 결국 내 안의 커다란 두려움을 

엄청나게 작게 만들 수 있었다.

사실 아직 이 두려움은 미세하게 내 안에 남아있다.

시간이 점점 지나고, 지날 수록 더욱 미세해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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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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