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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346.거울

puresmile 2020. 8. 23. 22:15

*거울

1.
립스틱을 자주 덧바르는 내게 거울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지품이다.
주로 가지고 다니는 가방 두세 개에 거울을 각각 미리 넣어두니
가방을 옮길 때마다 거울까지 모조리 옮기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다.
예전에 친구가 자기는 가방마다 립스틱 하나씩 넣고 다닌다는 소리에
나도 응용해봤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해.

2.
내가 좋아하는 류의 캐릭터들이 있다.
딱히 뭐라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나와 꽤 오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어떤 캐릭터가 나오면(특히 스티커나 이모티콘)
'저건 딱 네 스타일'이라고 딱 말할 수 있을 만큼 취향이 확고하다.
하지만 내 취향이 아닌 스티커를 동생이 줬다.
동생은 나름 큰마음 먹고 준건데,
(나와 동생은 언제부턴가-아마 20대 후반? 스티커를 애정한다)
사실 내 타입의 캐릭터는 아니다.
그래도 일단 스티커파일에 고이 모셔두었었다.
어느날 회사에 둘 거울이 필요해서
조그만 손거울을 하나 샀는데 거울 뒷면 상표가 꽤 별로였다.
스티커를 붙여볼까싶어 스티커파일을 뒤적거리다가
예전에 동생이 준 스티커가 내 손거울 뒷면 크기와 진짜 자로 잰 듯 딱 맞다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라 아무 이유없이 다이어리 한 면에 그냥 붙여버릴까 했었는데,
다 쓰임이 있었던 거였어.
알맞은 곳에 붙였다고 생각하니 이젠 조금 예뻐보인다.

3.
사람은 죽기 전까지 직접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때때로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날 만나보고 싶은 상상을 한다.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지.
항상 내가 거울로만 보는 나의 모습이랑 실제로 만나는 나랑 진짜 똑같은지.
난 죽어도 이 대답을 찾을 수 없겠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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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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