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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379.집들이

puresmile 2021. 4. 11. 12:41

*집들이

1.
분명 친했던 것 같았다.
같이 모여서 웃고 떠드는 날이 많았고,
우리들은 그를 더 생각하고, 더 챙겼다.
그의 마음이 우리에게 조금 열린 것 같다고 우리는 생각했고 순수하게 기뻐했다.
그가 해외로 유학을 다녀온 뒤에도 우린 꼭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연하게 만나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안부를 건넸다. 다시 봐서 반가운 마음을 온몸으로 전했다.
시간이 흘러 그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했고, 우리는 그때처럼 기뻐하고 놀라워하며 축하해 줬다.
근데 딱 거기까지였나 봐. 
아마 우리들도 마음속 어렴풋이 그의 집들이 초대를 받기는커녕 
다시 볼 수 있는 날조차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 톨의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속상하진 않은 그냥 그런 사이였으니까.

2.
한 손엔 뭣도 모르고 그냥 대뜸 골라잡은 포도주와 
생일 때만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케익을 처음으로 누구의 생일도 아닌 날 한 손에 들고
단순히 우리들의 시간을 빛내기 위해 초에 불을 켜고 함께 불던 그 시간이 있었다.
머리 스타일은 그때와 거의 변한 게 없지만 우리들이 있는 곳은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더 나아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모두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여기자.
또다시 모여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비우기 위해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하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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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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