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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아마 딱 10월 말, 이때쯤이지 않을까 싶다. 정문부터 중앙 도서관, 그리고 경영대까지 죽 이어지던 은행 냄새. 바닥에 떨어진 은행들을 누군가 이미 무심하게 밟고 지나가서 꼬릿한 냄새 때문에 코를 찡긋거리며 혹시라도 그 터진 은행들을 잘못 밟아 고약한 냄새가 내 구두에 묻으면 어쩔까 싶은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수업이 끝난 후엔 이미 추워진 공기에 흐린 날씨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학교 근처 카페에 들러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라떼나 카푸치노를 주문하며 한숨 돌리고 나면 좋아하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인다. 그렇게 수다를 떨고 각자 과제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밤이 되어 한층 더 추워진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곤 했다. 그 사이 가족 채팅방에는 엄마가 집에 오는 길에 노랗게 핀 은행 나무 사진들을 보내 놓았던 기억이 난다. 가을 하면 빠질 수 없는 길거리의 고약한 은행 냄새는 여전히 별로지만 더운 나라에 있다 보니 이맘때쯤 먹구름이 잔뜩 낀 흐린 하늘을 볼 때면 괜히 바깥이 가을 공기로 가득 차 추워진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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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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