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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
수 없는 다툼 끝에 결코 뼛속부터 맞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확신까지 하고 나니 둘 다 마음이 편해진 건가. 이미 헤어짐을 고하고 또 고했던 우리는 속도 없이 웃으며 마지막으로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메뉴를 정하는 중 평소 같았으면 걔의 의견을 물어봤을 나지만, 이제 뭐 끝난 사이니까 싶어서 평소 진득하게 물어봤을 걔의 의견 따위는 묻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내가 좋아하고 먹고 싶은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 그렇게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육수를 사이에 두고 호호 불어가며 열심히 샤브샤브를 먹고 속 든든하게 헤어졌다. 물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어서 완전한 헤어짐은 아니었지만 내 마음은 진짜 이별을 마주하기 전 단단하게 마음을 만들고자 하는 주춧돌인 시간이었다. 미련 때문에, 같이 보냈던 시간들 때문에, 깔깔 웃던 재밌었던 순간들 때문에 내 앞날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냉정한 마음이 결국 날 지켰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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