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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470.엄청난 속도

puresmile 2023. 1. 8. 21:56

*엄청난 속도

이상하게 혼자 러닝을 하면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눈에 띄게 늘어나지도 않는다. 항상 그냥 어느 일정한 평균선을 유지했고, 속도를 더 줄인다는 생각보단 여기서 더 늦춰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마라톤 대회만 나가면 내 첫 1km 속도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단축됐다. 나이키런클럽 앱에선 1km 간격으로 현재 속도를 알려주는데, 대회 날 첫 1km 속도는 내가 혼자 뛰는 속도보다 확연하게 빨랐다. 심지어 올해는 4분대의 믿기지 않는 속도를 듣기도 했다. 그렇다고 대회를 위해 딱히 일상에서 뭘 더하진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먹고, 뛰고 그게 전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에너지의 근원은 '신남'이 아닐까 싶다. 그냥 혼자 뛰는 러닝은 행위에서 느끼는 재미도 재미지만, '혼자'라는 것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더 크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 날 대회 장소에 도착하면서 일단 엔도르핀인지 도파민인지 모를 온갖 종류의 의욕을 높여주는 호르몬들이 한차례 분비되며 신이 나고,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수많은 사람들과 출발선 뒤에 서서 목청껏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것도 신나고, 우르르 뛰어나가 나와 같이 러닝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신나게 뛰면서 궁극적으로 내가 좋은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러닝크루에 가입하고 함께 모여서 뛰는 건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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