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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시

겨울새

puresmile 2011. 4. 14. 00:53
너를 부를 수 있는 말이 나에겐 없다.
멀리서 다가와 멀리 사라져버리는
무슨 아득한 종소리 같은 것 이라고 할까.
네 앞에서 나는 항상 모자라고
네 앞에서 나는 항상 처연하다.
굳이 눈 내리는 밤이 아니라도 좋다.
따스한 차 한잔이면
내 가슴에 얼어붙은 피는 풀리고 이내
너를 향해 시냇물 소릴 내며 흘러갈 게다.
꽃향기마저 사라진 계절에 내리는 눈이
눈썹을 적실 때
나는 한 마리 가녀린 새가
내 손바닥에서 날아오르는 환영에 젖는다.
그렇게 너는 날아가 멀리 그곳에 있는 걸까.

너를 부를 수 있는 말이 나에겐 없다.
서걱이는 겨울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문득 아침 햇살이 찾아와 문을 두드릴때까지.
 



-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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