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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선물
1.
며칠 전 다이소에서 포장지를 산 적이 있다. 오랜만에 포장지를 고르고 있는데 생각보다 포장지의 종류가 많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종이 재질의 포장지를 살 건지, 비닐 재질의 포장지를 살 건지 혼자 열심히 만지작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초등학교 때 서점에 갔던 일이 떠올랐다. 아마 누군가의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골랐고, '포장해 주세요'라고 말하면 서점에 있는 주인(또는 아르바이트생)분이 손가락으로 포장지 네다섯 개가 담긴 길쭉한 나무 박스를 가르키며 원하는 포장지를 고르라고 했었다. 짧은 시 간동안 열심히 포장지들을 보며 뭘 할지 고민하다가 하나의 포장지를 선택했고, 서점 주인분은 그 포장지를 스윽 꺼내서 능숙하게 책을 포장해 줬다. 요즘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며 눈으로 선물을 고르고, 그 선물을 내 손을 거치지 않고 생일 당사자에게 바로 전달되는 시대다. 사라진 포장지의 감성이 아쉬워서 이왕이면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 귀여운 포장지에 꼭 포장을 해서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이소에서 포장지 두 개를 겨우 골랐다.
2.
예전에 아는 언니가 그런 말을 했다. 어릴 때부터 그 언니의 어머니는 꼭 집에 포장지를 몇 개씩 사다 뒀다는 것. 그 말을 듣자마자 마치 인생의 한 깨달음을 얻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들면서 내 마음속에 깊게 새겨졌다. 같은 맥락으로 나는 예쁜 편지지와 귀여운 카드 등을 기회가 될 때마다 집에 사둔다. 나중에 포장지를 둘 공간이 생기면 포장지도 사둘 생각이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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