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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때때로, 아니 종종

puresmile 2012. 12. 6. 10:55

아침에 일어나서 밥생각이 없어서 돌체로 커피를 내릴까 하다가,

스타벅스 비아가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게 떠올라서 커피포트에 물을 받아 끓였다.

미리 큰 머그잔을 준비하고, 손톱이 짧아 비아를 손으로 뜯지 못해 커다란 가위로 입구를 슥 잘라낸 뒤,

비아가루를 툭툭 털어넣고, 물이 다 끓어서 뜨거운물을 펄펄 머그잔에 붓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긴 티스푼을 꺼내 비아가루가 모두 녹게 슥슥 저은 다음에 

뜨거우니 호호 불면서 비아를 마시며 든 생각인데,

일어나자마자 누군가와 관계없이 어떠한 주제를 놓고 이런저런 토론을 하고 싶다.

그 누군가가 누군가던지 간에. 지금 딱히 생각나는 사람은 없지만.

화두에 오른 주제가 어떤 주제던지 간에. 

정치, 경제, 사회, IT, 커피, 테이블, 좋아하는 노래, 주말 계획, 내년, 12월, 장소, 여행 등등 어떤 주제라도 좋다.

그리고 실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하든, 문자를 하든, 채팅을 하든, 편지를 쓰든지 간에.

서로의 의견에 존중해주며, 자기 의견을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중간에 흐름을 깬 엉뚱한 이야기로 껄껄 웃기도 하고.

한 주제에 대해 의견이 안맞아도 좋다. 안 맞을 수 밖에 없으니까.

누군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또는 그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그냥 그런 시간들이 때때로, 아니 종종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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