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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
그 때 그 사람들은 없어도 장소만은 남아있는 곳.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에는 그 장소마저 남아있지 않은 곳이 늘어간다.
애틋한 장소들이 많은데, 자꾸 그 장소들이 사라져간다.
트위터 피드에는 자꾸 권리금 등의 문제로 건물주와 싸워 문을 닫거나 이전하는 내용이 잊을만하면 눈에 밟힌다.
그 장소에 아무 연고가 없는 나조차 마음이 꿍실꿍실한데,
심지어 나보다 5배, 10배, 40배는 자주 갔던 사람들. 그리고 주인의 마음은 어떨까.
장소에서 추억들이 샘솟아나기 마련인데, 이제는 그 장소를 택하는 일마저 주저하게 된다.
지금까지 알던 곳 이외의 새로운 곳에 무언가 내 마음을 주기가 겁이 난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껏 알던 곳이 최고인 곳들은 분명 아닐터인데.
그깟 장소가 뭐가 중요하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 순간, 그 상황들을 모조리 기억하고 싶은 욕심이 크기에
눈에 담기는 물리적 공간이 기억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곳들이 계속해서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2.
낯설고 어색한 것을 싫어하는 나여서 어느 곳에나 빠르게 적응하는 장점을 가졌다.
빨리 내 장소로 만들고 싶고, 빨리 내 눈에 익숙한 곳으로 만들고 싶고, 빨리 낯섬에 의해 불안정한 눈동자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그런데 나의 큰 단점은 길을 잘 못찾는다는 것.
길치보다는 방향치라고 해야 더 맞겠지.
정말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익히고 익혀야한다.
특히 옆에 누군가와 함께 할 때는 더더욱 길에 신경쓰지 않아서
어디가 어딘지, 이쪽으로 가면 저쪽이 나오는지 한번 가보고선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머릿 속에 그릴 수 있는 장소들은 엄청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겠지.
-Hee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