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평소 얼굴에 표정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왜 저 사람은 표정이 저렇지, 왜 웃지도 않지 등등 여러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는데, 막상 곤경에 처하거나 황당하고 때론 화날 법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도 그냥 평소 그 표정 그대로더라. 원체 그 표정. 본래 그 표정. 그러다 보니 아무런 감정의 동요가 없어 보였다. 제길. 난 얼굴에 표정이 많은 편이라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비춰지는 편인데. 얼굴에 감정이 많이 드러나게 되면 때론 포커페이스인 상대를 만날 때 불리한 경우가 있다. 아무리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표정을 최대한 없애려 노력해 봐도 내 표정을 100% 감출 수가 없어서 언제 나아지나 하는 고민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나도 최대한 이성적이(으로 보이)고 싶다고. 근데 있잖아. 내가 최근에 겪..
*접점 최근 그리 마음이 좋지만은 않은 시간들이 많았다. 내가 무슨 경험을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하고, 어떤 것들을 더 느껴야 하는 것일까. 아침에 문득 한국 책을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읽고만 싶다는 생각에 추운 겨울에 독립서점에서 산 책을 꺼내서 카페에 가져갔다. 작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도,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이번 시기에 굉장히 걸맞게 들리는 이야기라 심심치 않은 위로를 받았다. 그래 나도 어디론가 가고 있구나. 적어도 멈춰있지는 않(는 것 같)으니까. -Hee --------------------------------------------------------------------------------------- 도란도란 ..
*MBTI 그냥저냥 심리테스트 같던 MBTI가 세상에 회사 면접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물론 사람들의 성향을 한눈에 파악하기 좋은 건 알겠는데.. 이게 절대적인(물론 그들은 절대적이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지표가 될 줄이야.. 생각보다 MBTI의 파워가 세고 강해서 놀랐다. 안 그래도 엊그제 회식을 갔었는데, 한국인들끼리의 회식이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MBTI를 묻더라. 친한 동생이 MBTI를 워낙 좋아해서 나보고도 해보라고 하길래 진즉 해놔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대화에도 못 낄 뻔. 사실 아직까지 해당 알파벳들이 각각 무슨 의미를 띠는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맨 앞자리의 뜻만 대충 아는 수준...) 사실 내 MBTI도 외우지 않아서 주변에서 물어볼 때마다 아이폰 메모장을..
*고향 계단에서 넷북을 들고 쪼그리고 앉아 가로등을 스탠드 삼아서 와이파이를 겨우 찾아 컴퓨터를 했던 그곳도, 인디안밥을 품에 안고 덩그러니 이불만 놓인 방에 들어와 안정감을 느낀 그곳도, 내가 다니고 졸업한 학교는 아니지만 모교 동아리방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애정을 가졌던 그곳도, 짐을 막 풀고 잠시 아파트 앞에 나와서 누군가에게 이별을 고했던 그곳도 모두 다 내 고향이었다. 이젠 찾아갈 수 없는 곳이 더 많아졌지만, 언제나 마음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장소들. 앞으론 어떤 곳이 그리워질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곳에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 곳이 바로 내 다음 고향이 될지도 모르겠다. -H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