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1. 악몽의 가능성 지난 주 내내 자기 전에 '아 오늘은 악몽을 꾸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던 적이 거의 45%이상이 넘었다. 사실 악몽을 꾸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마음이 불안정하다. (2) 걱정거리가 있다. (3) 스트레스를 받는다. (4) 근심이 있다. (5) 슬프고 우울하다. 그런데 아예 악몽을 꾸겠구나, 라고 대놓고 악몽아 와라, 라는 듯이 잤더니 생각보다 덜 한 악몽을 꾼 것 같다.(추측성인 이유는, 생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 5가지 상황이 아예 합쳐진 초우울상태에서 잠들었을때 꾸는 악몽보다는 훨씬 덜 한 악몽이였다. 음, 불행중 다행이였다. 이번 주는 악몽을 생각하고 자는 날이 하루도 없었으면 좋겠다. 2. 재방문의 가능성 난생처음 네일아트샵에 간지 어언 일주일이 ..
*콩 1.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막막하고, 슬펐다. 나는 마음의 준비가 정말 하나도 되지 않았는데, 너무 마음이 물렁물렁해서 그 말이 직격타로 꽂혔다. 숨을 쉬는 것 조차 힘들었다. 숨이 턱 막혔다.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정리를 하면 나는 또 얼마나 아플지, 나는 정말 아무런 마음의 준비를 할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는데. 단 0.1%도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눈물이 계속 났다. 입에서는 '나 어떡해', '나 진짜 어떡해' 라는 말만 읊조렸다. 자꾸 되풀이했다. 애석하게도 다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든 다시 상황을 되돌리고 싶어서 다시 전화를 들었다. 그래서 요즘 자꾸 간이 콩알만해진다. 다시 또 언제 그 말을 들을까 너무 두렵다. 무섭다. 2. 항상 언제나 마지막에 드..
*건조함 1. 아직은 코끝이 찬 계절에, 버스를 세 번이나 타고 와서 내게 "오늘 네가 정말 많이 보고싶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시간을 두고 우리는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알게 되었고, 덧붙여 서로의 단점을 감싸고 극복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후자를 알게 되는 과정은 굴곡이 많았지만.) 모든 것을 대부분 여기저기 (어쩌면 심하게) 재보는 그는, 내 자신에 대해선 거의 재지 않았다. 그에게 왜 나에 대해 재지 않았냐고 물었고, 그 대답을 들었지만 그 대답이 사실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다. 얼떨떨했다. 그는 손이 건조했다. 평소에는 잘 모르겠는데, 특히 운전대를 잡은 손은 너무 건조함이 눈에 보일 정도로 건조했다. 나는 가방에서 핸드크림을 꺼내어 그에게 주욱 짜주었다. 나는 그런 그와 아주 재미있는..
*속사정 1. 사실 그날 밤 잠을 자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심장이 너무 뛰었고, 모든 신경이 바짝 곤두서있었기 때문에 잠을 자는 것인지, 안자는 것인지도 모른 채 설잠아닌 설잠을 잤고, 아마 뒤척이다 동이 틀 때 즈음 잠이 잠깐 들었다. 그 날의 나의 최종 감정의 정착지는 억울함이였다. 억울했다. 눈꼽만큼도 날 이해해주지 않는 말투와, 행동이 결국 나를 억울하게 만들었다. 못 볼 것들, 안봐도 될 것들을 보면서, 들으면서, 느끼면서 그래도 내가 나름 어른스럽게 참고 참아왔던 결과가 나를 단 하나도 이해해주려 하지 않음이라는 사실에 또 억울했다. 한밤중에 소리를 지르며 성이 난 감정은 내 마음을 할퀴었고, 너무 기가막혀서 눈물이 났다. 그러면서도 지금 내가 왜 이렇게 울고 있어야 하는지 또 억울했다. 어..
*살다보면 1. 불가피한 이해들 살다보면 아무 논리도 없이 이해받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이게 내 자신이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는 논리들. 그동안 살아온 자그마한 시간들과 사건들과 경험들이 어우러져서 만든 순간들. 근데 이게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 경우가 있으면, 저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내'가 있으면, '나도'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어떤 부분을 더 설득시켜야 할까. 기반자체가 다르면, 그 위에 벽돌을 제대로 쌓는 법을 아무리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해도, 역시나 역부족이다. 그러면 그냥 다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굴레가 되어버린다. 아니, 사실 어쩌면 기반이 물과 기름처럼 아예 다르지 않다면 어느정도 이해는 되겠지만 그 이해의 문을 닫아버리는 ..
*하기 싫다 점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낼 때, 하기 싫다. 나는 노력한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하기 싫다. 나는 누군가를 이해하고, 또 이해했지만,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너무 하기 싫다. 마음을 담아 행동했는데, 진심이 통하지 않을때, 더구나 좋지않은 쪽으로 상대방이 오해해버리면, 그냥 너무 하기 싫다.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같은 ..
*내일 1. 내일이 설레는 삶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을 살고 싶다. 매 해마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 같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날이 많았던 해가 있었고, 내일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날이 많았던 해가 있었다. 올해는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날이 많아졌으면 한다. 내 노력이 일조를 해야 겠지만.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깨우고, 찾고, 꺼내보려하는 날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이를 하는 행위는 하루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니. 내일을 기다리고, 또 내일을 기다려서 계속되어야 한다. 2. 대략 내일 오전엔 내일 나는 잠을 물리치고 일찍 일어나서 두유 한 잔과 삼송빵집에서 산 옥수수빵으로 아침을 꼭 먹을 거야. 내일의 나는 근육통으로 조금은 더 시달릴 수 있겠지만 (원래 나는 근육통이 이틀 뒤에나 온다) 힐을 신고 집을 나설..
*몰입 1. 어떤 일 따위에 집중을 하면, 잔뜩 예민해진다. 이번엔 그러지 말자며 다짐해도,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날카로운 나를 발견한다. 예민함은 날 삼키려들고, 여유는 긴장뒤로 숨어버린다. 아직 내가 서투르기 때문이겠지. 2. 몰입하면 할수록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매 시간마다 할 수는 없지만 의심이라는 것도 해보고, 경계라는 것도 해보고, 때론 최대한 지독하게 객관화를 시켜보기도 한다. 사실 이러는 이유는, 몰입의 상태에서는 방어체제가 없기 때문에 상처를 받을 경우 정신을 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 3. 그 당시 넌 내게 몰입했지만, 난 너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난 너에게 몰입할 자신이 없었다. 4. 7~8년전, 칙센트미하이의 책을 구매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거 아세요? 배려랍시고 했던 말이나 행동이여도, 상대방은 배려의 털 끝조차 느끼지 못하는 때가 있다는 걸.학원가기 전날 실컷 영어공부를 해놓고서도 막상 학원에 가서 한 마디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날이 있다는 걸.너와 카톡으로 대화하면서 혹여나 대화가 지루해지진 않을까, 그래서 대화를 끝마치게 되진 않을까, 조마조마 걱정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생각생각끝에 보냈었다는 걸.화를 내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이렇게 내가 화를 내어 네가 날 싫어하지는 않을까 너무 겁이 났다는 걸.화와 짜증을 주체할 수 없었던 내 마음을 조금씩 다스릴 줄 안다는 걸.가족을 생각하며 남몰래 울었던 적이 있었다는 걸.네가 어떤 내용으로 고민하고, 갈등하고 있는 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다는 걸.감정의 한계에 부딪쳐 끙끙대다 한..
*사생활 1. 그나마 시시콜콜한 이야기들과 감정들을 공유하고, 나누지만 서로 각자 사생활따위가 그리 궁금하진 않은 관계가 늘어났다. 2.새벽에 일어나 영어학원을 가서 혹여나 내가 모르는 문장들이 있어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 어쩌지, 내가 미리 생각하지 못한 주제여서 바보같이 말을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긴장감과, 때론 미리 전날 공부를 단단히하여 자신감이 긴장감을 앞서 발걸음을 옮기는 시간들을 지나서 출근시간이 다가오고, 출근하여 일에, 사람에, 이해관계에 치여가며 눈치도 보고, 신경도 쓰고, 골똘하게 머리를 굴리며 일을 처리하고 집에 오면 피곤함에 지쳐 잠들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내 사생활은 어디있나 싶기도 하고. 사실 의욕이 조금 앞서면 좋아하는 장소나, 좋아하는 책을 다시 찾게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