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1.
종종 부딪히는 외로움의 한계.
너 또한 부딪혔을 외로움의 한계.
가끔씩 울컥울컥 올라오는 한계에 몸 둘 바를 모르겠지만
실컷 울고 나면 조금은 마음이 초연해진다.
심호흡을 하며 또다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슬프게도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는 것 뿐.

2.
감상은 그저 나의 몫
쉽사리 감상을 꺼내다간 무색해지기 일쑤고,
그럴 여유가 없다.
남은 것은 공중과 마음에 흩날리는 말 뿐.

3.
누구는 삶을 전투적으로 살고, 
누구는 삶을 아름답게 보려고 하고,
누구는 삶을 도전하는 시간으로만 생각하고,
누구는 삶을 어떻게든 따뜻하게 보내려하고,
누구는 삶을 이기적으로 대한다.

4.
채워지는 부분들이 다를 땐 어떻게 해야하지.
사실 넌 뭐가 채워지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뭐가 채워지는지 궁금해하긴 하는지도 모르겠다.
기대하는 만큼 실망이 따를 테니
되려 실망하지 않으려고 그냥 원래 이런 일상인 것 마냥 지내는 것이
그나마 나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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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선물

1.
나를 찾아온 선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선물은 그냥 그때뿐이고 금세 일상으로 돌아가더라. 나는 까마득히 그런 줄만 알고 있었는데, 너무 큰 의미 부여를 했나봐. 어쩔 땐 소소한 것들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내가 지겨워. 근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가 말이지.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소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게 되면 언제 웃고, 언제 신기해하고, 언제 재밌어하냐. 너무 재미없는 인생이 되어버릴 것만 같은데. 

2.
며칠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랩을 탔다. 그 드라이버는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드라이버 중 가장 점잖은 억양(심지어 배우고 싶을 정도의 억양을 가진)을 가진 드라이버였다. 출발하기 전에도 인사말을 꽤 길게 하더니, 내리기 전에도 마치 관광버스 마지막 내릴때 방송하는 것처럼 실제로 자기 차를 타줘서 고맙다고, 좋은 밤 보내라는 등 인사말을 꽤 길게 했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면서, 옆에서 손바닥만한 생수병(처음 봤다 너무 귀여운 생수병사이즈)을 선물로 주면서 잘 가라고 했다. 이런 사람은 처음이라 저절로 팁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드라이버는 팁을 받았다지. 팁을 받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행동을 한 것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의도가 무엇이든 잊혀지지 않을 드라이빙이였다.

3.
어디선가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시간은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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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1.
사실 지난 한 주는 감정이 너무 뒤죽박죽 섞여버려서 컨트롤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는 빠르게 회복해서 다행스럽게도 안정을 찾았다.
정말 감정은 종이 한 장 차이 같아서 아슬아슬하기도 하면서도,
또다시 곰곰이 생각해보고 다시 들여다보면 변하지 않을 것처럼 굳건하기도 하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하는 폭풍은 대비하긴 어렵고, 잘 넘기는 것이 최선이다.
폭풍에 맞서 싸우려다간 되려 후폭풍을 맞게 되어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2.
말해야 안다는 사람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사람.
만약 후자가 말을 꺼낸다면 전자는 도망가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어쩌면 후자는 전자가 자신에게서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두려운 것은 아닌지.
사실 그 마음은 믿지 못한다는 마음에서 나온 생각인지,
또는 되려 겁먹고 섣부르게 짐작하는 것인지.
결국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어느 방송사 연예대상에서 누군가의 소감을 듣고 누군가가 호흡의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 말을 해도, 적당한 어조와 어투가 뒷받침되어야 진심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는 것에 동의한다.
그렇지 않다면 오해투성이가 되어버리고, 엉킨 실타래는 더욱 커져버리겠지.

3.
나의 2주 동안의 말레이시아는 춥다. 추워!
어딜가나 에어컨을 엄청 빵빵하게 틀어놔서 치마를 자주 입는 나는
무릎이 시렵고, 다리가 시렵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더운 나라는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많이 덥기 때문에 에어컨은 어디서든 필수이고,
지금도 나는 에어컨을 틀어두고 긴팔에 긴바지에 겉에 집업 후드까지 입었다.
말레이시아에는 한국 스타필드 같은 (또는 더 큰) 대형 쇼핑몰이 정말 많은데,
그 쇼핑몰 내 옷 매장에서 가을, 겨울옷을 버젓이 팔고 있는 행태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외출 시 꼭 챙기는 것은 카페, 그랩 등 어디서든 무릎을 덮을 수 있는 내 핑크색 장미 손수건이다.
그리고 손수건 외에 또다른 소지품이 하나 더 늘었다.
말레이시아 집은 열쇠로 잠그는 문이여서 한국에서 잔뜩 사온 귀여운 키링을 (드디어 쓸모가 있는 내 키링) 열쇠에 달았다.
그랩푸드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또 시켜 먹고 싶은 음식점과 그렇지 않은 음식점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과일주스와 요플레도 나름의 기호가 생겼다.
구글 맵 내 업로드된 사진들만 봐도 이제 어떤 분위기의 카페인지, 어떤 분위기의 음식점인지 짐작할 수 있게 되었고,
나름 트렌디한 카페에서도 온리캐쉬인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있어서 현금과 동전을 더 챙기게 되었고,
링깃에 사실 무감각했는데, 직접 계산을 해보고 여러 카페와 음식점을 다녀본 결과 이 메뉴는 가성비가 좋은지,
이 메뉴는 그냥 비싼 메뉴인지, 또는 다른 곳보다 비싸게 받는 메뉴인지 감을 잡기 시작하게 되었고,
거리에 따라 아무리 가까워도 걸어갈 수 있는 안전한 거리인지, 그랩을 타고 가야하는지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촛불이 하나씩 켜지듯 서서히 알아가는 나의 말레이시아.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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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격세지감

1.
예전에는 내 몸통만한 작은 상을 펴놓고,
오밀조밀하게 그릇에 카레와 교자만두를 담아
음료수 놓을 자리는 없어서 바닥에 두고
옹기종기 앉아서 먹었는데.
이젠 그 카레를 높은 천장이 있는 집에서
한 상 가득 차려도 자리가 모자르지 않는 유리식탁에서 먹을 수 있다니
기분이 묘해.
옹기종기 느낌이 사라지긴 해서 약간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바로 옆에 붙어서 먹을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해.

2.
당근잠옷을 샀는데,
글쎄,
생각해보니 당근잠옷을 입는 사람들이 모두 30대인거지.
30대에 당근잠옷 조합이 생각보다 귀엽더라.
입는 사람들도 예상외로 잘 어울려서 뿌듯해.

3.
10년이라니.
내 생애 이런 시간들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10년이 지나도 너무 그대로인것만 같아서
지나간 시간들이 무색해.
나이라고 하는 숫자들이 어색해.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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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부끄러움

1.
못하는게 부끄러운게 아니라,
하지 않으려고 하는게 부끄러운 거야.

2.
20대 때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것이 여러 개 있었는데,
지금 와서는 그렇게 생각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네.
뭐야. 낯짝이 두꺼워진거야, 철이 든거야, 나이값이야, 생각이 바뀐거야, 뭐야.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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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자정

1.
소중한 사람들의 생일이 다가오면 미리 꾹꾹 눌러 메세지를 써두고,
몇 번이고 시간을 확인하면서 자정만 기다리는 재미가 있지. 
그런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귀엽다.

2.
우리집 거실은 1년 중 360일 이상,
자정이 되어도 불이 환하게 켜있다.
아빠, 엄마, 나, 동생 모두 12시는 기본으로 넘겨서 잔다.
모두 오늘이 아쉬운게지.

3.
원래 늦게 잠에 드는 편인데, 그날따라 잠도 일찍 왔다지.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깼는데, 누군가의 흑역사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반가운 카톡이 와 있었다지.
다시 떠올려봐도 재밌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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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움

돌이켜보면 돈이나, 자존심이나, 이기고 지는 것, 조금이라도 손해를 안 보려고 하는 마음 따위 등이 아까운 게 아니었더라.
진짜로 아까운 건 시간이었고, 순간이었지. 젊음이고 열정이었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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