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

1.
월요병을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고,
시리얼이나 과일을 먹고,
샤워하기 전 아이폰을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한 후
엄청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는 것.
샤워뿐만 아니라 머리 말릴 때, 화장할 때, 옷입을 때 등
출근하려고 현관을 열기 직전 에어팟을 귀에 꽂기 전까지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는다.
사실 아침 음악들은 러닝할 때 플레이리스트랑 거의 겹치는 부분.

2.
아침에 출근하기 직전까지 마음가짐을 잘 갖춰놓으면
회사에선 월요병이고 뭐고 문제없다.
특히 월요일은 생각보다 더 시간이 빨리 흐른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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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1.
지난여름엔 주말에 자전거 타러 나가기 바빴는데 이제는 테니스 치러 나가기 바쁘다. 이제 테니스 시작한 지 2달 정도 되었는데, 치면 칠수록 어렵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생각보다 단순한 스포츠가 절대 아니었다!!! 내 몸뚱아리는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어떤 사람들은 테니스 3년은 쳐야 폼이 겨우 나온다고들 하는데.. 그 말을 듣고 위로 삼기에는 내 인내심이 부족하다. 너무 3년이면 멀잖아.. 아무튼 매주 토요일마다 레슨을 받는데, 나아질랑 말랑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턴 화요일 밤에도 레슨을 받게 되었다. 레슨 외엔 그냥 사람들끼리 모여서 주 중에 한 번 연습을 한다. 처음 테니스 시작하고 나선 레슨일인 주말만 기다려졌는데, 이젠 일주일 7일 중 띄엄띄엄 2~3일은 테니스를 치기 때문에 일주일 대부분이 즐겁다! 테니스를 시작한 후 달라진 점은 테니스 치지 않는 날에는 대부분 바로 다음날 테니스를 치는 날이기 때문에 덕분에 자연스럽게 술을 피하게 된다. 다음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테니스도 아직 완전 꼬꼬마 수준인데 컨디션까지 나쁘면 그야말로 최악이므로! 두어 달 전보다 술 마시는 횟수가 매우 줄었다.

2.
말레이시아에서 주중엔 10시 출근, 7시 퇴근이다. 출근시간이 남들보다 조금 늦은 대신 퇴근시간도 남들보다 조금 늦는다. 덕분에 주말이 바빠진다. 한국에 있을 땐 주말에 미용실을 가서 머리를 한다든가, 젤네일을 받는 일은 거의 없었다. 주말엔 주말대로 즐겁게 즐기고 싶기 때문에, 꼭 무조건 평일에 언제라도 무조건 짬을 내서 했었다. 하지만 여기선 평일에 늦게까지 하는 미용실도 많이 없고, 내가 다니는 미용실은 회사에서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너무 늦는다. 네일도 마찬가지. 그래서 미용실에 가거나 네일아트를 하거나 이 모든 걸 주말에 해치워야 한다. 덧붙여 미리 봐두었던 카페와 맛집도 가야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낯선 느낌이 싫어 말레이시아 곳곳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주말엔 하루종일 집에 붙어있는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주중엔 말레이시아 공휴일이 있어서 (말레이시아는 공휴일이 진짜 많다. 거의 세계 1위 수준이라던데) 그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물론 난 한국 공휴일에 맞춰서 쉬기 때문에 온전하게 주말처럼 쉴 수는 없지만 재택근무가 가능하니까..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할 일을 다 해버리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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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1.
사실 난 아예 소파를 들일 생각이 없었다.
보통 떠올리는 집의 구조를 깨버리고 싶었기 때문에
소파 자리엔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티비자리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파에 앉아있고 싶은(편안하게 반쯤은 누워앉을 수 있는 그) 숨은 니즈가 
사람을 침대로 향하게 했고,
외로운 테이블은 주인 없이 홀로 어둠 속에 놓여져 있을 때가 많았다.
소파가 없으니 사람이 침대로 가는구나.
테이블도 테이블 나름의 쓰임새가 있었지만 소파를 대신할 수는 없구나.
그 뒤 레이스 문양이 있었던 남색 소파가 들어왔고,
어느 순간 하얀 무광 책상이 생기면서 자리가 무색한 테이블은 시골 어딘가로 보내졌다.
난 남색 소파에 모서리 자리에 몸을 반쯤 뉘여 책을 읽었고,
남색 소파 끝 손잡이 부분을 베개삼아 티비를 보았고,
(어디선가 읽었던 한국 사람들의 특징이라던)
바닥에 내려와 앉은 후 남색 소파에 등을 기대고 과일을 먹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파의 중간 자리가 약간 주저앉긴 했지만 
70만 원의 남색 소파는 충분히 제 역할을 잘해줬다.

2.
'소파'라는 노래를 알게 된 건
상대방이 누군가 부를 노래의 반주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을 때.
그 이후로 괜히 한 번 더 눈길을 주던 노래.
이렇게 누군가와 우연스럽게 엮인 노래는 그 사람의 기억을 함께 묶어버렸다.
하루는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의 몇 년을 묵혀두었던 고백을 들은 후 
다음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어떤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딱 그 사람의 성격, 특성과 놀랍게도 너무 비슷해버려서 그 노래는 그 사람이 되었고,
또 어떤 노래는 노래 자체가 굉장히 풋풋하고 설레는 느낌이어서,
떠올리면 매우 동일한 느낌이 드는 사람에게 추천을 해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과 달리
상대방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겠지만)
이렇게 노래 한 곡 한 곡마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작 그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플레이리스트에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노래와 함께 엮여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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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화

도란도란 프로젝트 2020. 8. 30. 19:37

*화

1.
아무리 누구 탓이라고 돌려봐도 결국 내 자신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 파트너가 일을 못하는 것도, 결국 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 의사소통 또한 문제 중 하나라는 느낌이 들어서 스스로 답답했다. 내가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했다면 이것보다 잘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만약 저 사람이 한국인이라면 더 결과물이 나아졌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그 생각 끝엔 내가 결국 원인을 다른 것으로 돌리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더욱 자괴감이 들었다. 그냥 내가 다 잘하면 될 일이였잖아. 누구 탓할 필요 없잖아. 그렇게 결론을 내 버리니 흥이 떨어졌다. 재미가 없었다. 흥미롭지 않았다. 주변은 모두 그대로인데, 마음을 엇나가게 먹어버리니 모든 게 삐뚤어져 보였다. 그러자 이렇게 가다간 또 답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진정시키고, 또 진정시켰다. 다시 해보면 되겠지. 다시 하면 되겠지. 다시 첫 마음과 같은 마음으로 시작하면 되겠지. 

2.
마일스톤을 조금씩 달성해가며 성취감을 얻는 것이 또 하나의 방법.

3.
행복할 때보다 우울할 때, 아꼈던 노래들을 꺼내 듣는 밤. 이상한 전개.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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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거울

1.
립스틱을 자주 덧바르는 내게 거울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지품이다.
주로 가지고 다니는 가방 두세 개에 거울을 각각 미리 넣어두니
가방을 옮길 때마다 거울까지 모조리 옮기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다.
예전에 친구가 자기는 가방마다 립스틱 하나씩 넣고 다닌다는 소리에
나도 응용해봤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해.

2.
내가 좋아하는 류의 캐릭터들이 있다.
딱히 뭐라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나와 꽤 오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어떤 캐릭터가 나오면(특히 스티커나 이모티콘)
'저건 딱 네 스타일'이라고 딱 말할 수 있을 만큼 취향이 확고하다.
하지만 내 취향이 아닌 스티커를 동생이 줬다.
동생은 나름 큰마음 먹고 준건데,
(나와 동생은 언제부턴가-아마 20대 후반? 스티커를 애정한다)
사실 내 타입의 캐릭터는 아니다.
그래도 일단 스티커파일에 고이 모셔두었었다.
어느날 회사에 둘 거울이 필요해서
조그만 손거울을 하나 샀는데 거울 뒷면 상표가 꽤 별로였다.
스티커를 붙여볼까싶어 스티커파일을 뒤적거리다가
예전에 동생이 준 스티커가 내 손거울 뒷면 크기와 진짜 자로 잰 듯 딱 맞다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라 아무 이유없이 다이어리 한 면에 그냥 붙여버릴까 했었는데,
다 쓰임이 있었던 거였어.
알맞은 곳에 붙였다고 생각하니 이젠 조금 예뻐보인다.

3.
사람은 죽기 전까지 직접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때때로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날 만나보고 싶은 상상을 한다.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지.
항상 내가 거울로만 보는 나의 모습이랑 실제로 만나는 나랑 진짜 똑같은지.
난 죽어도 이 대답을 찾을 수 없겠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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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사이즈

1.
요즘 거의 매주 나이키에 얼굴도장을 찍는다. 나이키(를 내가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에서 테니스화를 사려고 보니 내가 가는 매장마다 전부 테니스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테니스에 관련한 나이키 의류, 신발은 다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는 맥 빠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처음엔 테니스화와 일반 운동화 차이가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어서 검색도 해보고 코치님한테도 물어봤었다. 결론은 (사실 옷보다) 더 테니스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데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실제로 보는 것도 쉽지 않고, 신어보는 것은 더더욱 하늘의 별따기다. 마지막 보루는 서울 낙원상가처럼 말레이시아에도 테니스 낙원상가 느낌의 쇼핑센터가 있다고 해서 나중에 시간되면 그 곳에 가볼 예정이다. 또 하나의 후보는 윌슨(사실 이 브랜드로 마음을 굳혔다 - 나이키보다 훨씬 가볍다고 한다)인데, 말레이시아에는 공식 매장은커녕 공식 사이트조차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뒤늦게 알아본 바론 라자다에 윌슨 오피셜 스토어가 들어와있긴 하지만 옷이고 신발이고 악세사리고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또 나를 슬프게 했다) 윌슨 오피셜사이트엔 미국 내 배송만 가능하다고 떡하니 쓰여있다. 음. 어렵다. 사실 제일 어려운 점은 내 발 사이즈가 (5단위도 아니고, 그렇다고 10단위로 딱 떨어지는 것도 아닌 애매한 그 어느 사이) 굉장히 애매해서 사이즈가 걱정이고, 말레이시아도 해외 직구가 있을 법한데 그 방법을 또 이제 알아봐야 한다. 하하. 어렵구만. 만약 사이즈 안 맞으면 교환은 되나.. 교환하려면 또 한 두 달은 그냥 지나갈 것 같은데.. 비용은 비용대로 나갈 것이 분명하고.. 그래도 언젠가 내게 맞는 테니스화를 꼭 찾아내야지! 굉장한 시행착오가 저-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만.

2. 
도대체 저 사람 머릿 속엔 얼마나 커다란 지도가 그려져 있는 것일까. 종종 궁금해질 때가 있다. 

3.
확실히 감정의 스펙트럼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4. 
햇볕아래에서 더움을 잠시 참고 사진을 찍고,
예쁜 카페에 가서 맛이 좋은 커피를 마시고,
국적은 다르지만 느끼는 것과 코드가 그나마 비슷한 (물론 100%는 아니지만)
친구들과 낄낄거리며 이야기하고,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달라도 그것은 그것대로 인정해버리는 것 또한 재밌어버리는 시간들.

5.
친구가 말했다.
그나마 체력이 버텨주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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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1. 나의 병아리(1)
어언 12년 전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이것저것 관심있어하고,
넘치는 에너지를 가만히 놔두지 못하고
모든 것들을 흥미로워 하는 내게,
하루는 친구Y가 하나의 사진을 보내줬다.
바로 병아리 뒷모습.
그냥 뒷모습도 아니다.
병아리가 열심히 뛰어다니는 뒷모습이다.
마치 나라고.
그냥 그 병아리를 보면 나같다고 했다.
작은데 걸음은 꽤 빠르고 여기저기 잘 쏘다니는게
꼭 나같다고 하면서 말이다.
쫑쫑거리며 돌아다니는 그 에너지를
요즘은 그 친구에게 주고싶다.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그 에너지가 양분이 되어
친구가 활짝 필 수 있도록 말이다.
여전히 어여쁘게.
앞으로도 어여쁘게.

2. 나의 병아리(2)
내 가방 속에는 항상 병아리가 들어있다.
친구N이 준 귀여운 병아리.
말레이시아로 떠나기 전,
내게 웃으면서 내밀던 병아리.
알리익스프레스를 애용하던 친구N은
자신의 에어팟케이스를 검색하다가
내 에어팟케이스까지 사버렸다고 했다.
귀여운 것들을 좋아하는 내 취향을 반영한
샛노란 병아리케이스다.
사실 실리콘케이스를 선호하진 않지만
친구N이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소중할 이유는 충분하다. 
지금도 때가 타도록 주구장창 사용하는 중이다.
병아리케이스가 에어팟 몸체와 뚜껑이 분리되어있는 케이스라
아주 가끔씩 에어팟 뚜껑을 열면 뚜껑케이스가 빠질 때가 있다.
그럴때면 대머리병아리 같다.
그것마저 귀여워.
친구N이랑 만나기전까지
잃어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가지고 다녀야지.
(특히 병아리 머리(뚜껑)부분...)

3. 엄마의 병아리
엄마: '대부도 포도 한상자 사옴... 연희생각 같이 먹으면 더욱더 맛잇을텐대~~~^^ㅎ'
나: '내 몫까지 드세용!'
엄마: '연희 과일좋아하잖아!!! 내가 과일 젤 좋아하는거 같아... 연희하구~~~^^'
나: 'ㅋㅋ 맞앙 그래서 난 자두사왔어! 납작복숭아 다먹고!'
엄마: '그러게! 냉장고에 과일없으면 먹을게 없는 거 같아!ㅋ'
나: '요플레도 사다두고 요구르트도 !'
엄마: '맞아...항상 잇어야해 ㅎ'

(식성을 똑 닮은 엄마와의 대화 중)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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