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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92.훌훌 털다

puresmile 2017. 9. 10. 21:34

*훌훌 털다

1. 현재진행중

추억이 쌓이고, 경험이 점점 많아질수록 자꾸만 과거를 뒤돌아보게 된다. 앞날이 더 많은데. 과거를 돌아보지 말자. 과거는 힘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정확히 말하면 추억이라고 하지만) 이미 지나간 것은 되돌릴 수 없는 법. 최대한 과거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에 더 집중해야지. 과거는 과거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과거가 그리워져도,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뿐더러, 그림의 떡마냥 당장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그냥 지금을 열심히 살아야지. 지금도 언젠간 과거가 될 테니까.


2.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회사에 비슷한 또래의 동료가 있다. 나보다 두어달 늦게 입사한 그 동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입 밖으로 소리만 냈다하면 90%정도를 투덜댔다. 물론 여기저기 치이고, 바쁘고,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이 일을 해도 투덜대고, 그렇다고 저 일을 해도 투덜대고,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투덜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 내가 봤던 그는 굉장히 씩씩하고, 밝고 웃음이 많았는데, 무엇이 그를 그렇게 변하게 했을까. 5일 내내 찡그리고, 투덜대면 주말에 예쁜 여자친구를 만날 때도 습관적으로 투덜대진 않을까. 라는 괜한 상상을 해보았다. 

갈수록 주변에 밝은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 같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다들 찌푸리고, 찡그리고, 짜증나있고, 무서울정도로 정색을 하고 있다.

우리는 다들 고되고 힘든건 마찬가지일텐데. 

누구하나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도 없을텐데.


3. 그럴 자격도 없으면서

너무 의지가 넘친다고 했다.

그래서 의지조차 없으면, 어떤 움직임도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4. 어느 저녁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도림천을 신나게 지나고 있는데,

앞에 어떤 아저씨가 어떤 음악를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갔다.

내가 속도를 내어 점점 그 아저씨와 나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 것은 그 아저씨의 노래소리였다.

너무 빠르지 않은 적당한 속도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그 아저씨는,

불어인지, 스페인어인지, 잘 가늠은 되지 않지만 샹송비스무리 한 것을 큰 소리로 부르며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마치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실제로 마주친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속의 장면 중 아저씨가 노래를 부르며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없었지만) 내가 오늘 이 시간에 자전거를 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 그 아저씨는 마치 천국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신나게 부르며 아무 걱정없이 사는 도인과도 같았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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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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