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1.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가다 순간 라쳇 소리가 들리면 순간 멈칫하며 마음이 일렁이는 때가 있었다. 특히 해가 갓 뜨려고 하는 아주 이른 아침엔 더욱. 그렇게 내 옆을 스쳐 지나가 점점 멀어지는 한 떼의 로드를 멍하니 보다 다시 정신차리고 마음을 다 잡는다. 그래, 어딜 가나 그때의 나를 마주칠 수 있고, 그저 그때의 나 일뿐이었다고. 수도 없는 다독임 속에 섞인 과거들이 뒤섞이고 뒤섞이며 덩어리를 이뤄 나를 덮치려고 할 때 나는 빵 반죽을 스크래퍼로 가르듯 순간순간을 곱씹으며 정면으로 맞선다. 나는 그때 충분히 행복했었고, 전혀 아쉽지 않은 선택들이었다고 나를 위로하면서. 2. 신기하게 영어 단어를 공부하다 보면 며칠 전 내가 공부한 영어 단어가 다른 곳에서 쓰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미리 구글맵으로 봐둔 새로운 카페에 가려고 열심히 기존 러닝코스를 걸었다 근데, 카페 카운터 안, 커다란 커피머신 앞에서 가드아저씨가 손을 닦고 있었다. 알고보니 카페는 문을 영영 닫았던 것.. 근데 막 닫은 느낌이다 아직 커피머신을 안 가져간 것을 보면….. 음. 그래서 다시 집 밑에 카페를 가려고 (원래 마음에 딱히 들진 않지만-종이빨대와 신호약한 와이파이, 그리고 실내 자리가 협소함) 열심히 온 길을 되돌아갔는데, 오늘따라 원래 알던 길 말고 살짝 꼬아서 가보려다가 그만 그 카페에 당도하지 못하고 어이없게 윗층으로 올라와버렸네.. 아이고? ㅋ 헛웃음이 나오고 등에는 땀이 났다. 하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안봐도 실내에 자리 많은 커다란 스타벅스를 가자 싶어서 다시 왔던 길의 반을 되돌아감 ^^… ㅋ..
*관성 1. 늘 우울한 이야기와 짜증 섞인 투정을 부리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또 어둡지만 날카로운 감정을 토로하고 있으며, 표정도 울상이다. 하루하루 투덜대지 않으면 어딘가 감정의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하루하루 과거만 되돌아보며 절대 달라지지 않을 시간들과 결과들에 우울함을 느낀다면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생각 회로를 늘 하던 대로 돌리게 된다. 2. 늘 100%를 채우고 있으면 변화하기 쉽지 않다. 조금은 부족하고, 작은 틈도 있고, 뭐라도 들어갈 공간과 자리, 그리고 여유가 있어야 마냥 끌려가거나 굳지 않는다. -Hee ····················································································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
구슬같은 아이야 마쉬멜로우를 좋아하던 시절의 널 데리러 갈 때마다 구슬 같은 아이라고 생각했었다 대문이지 쪽문인지 모를 문 앞에 작고 빛나는 채로 서 있는 너를 보며 오늘은 뭘 하고 놀아줘야 하나 조금 걱정했었다 늦은 밤 데려다 줄 때마다 그 문에서 방까지 꼭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괜한 호통을 쳐야 마음이 놓였다 너무 작고 예쁜 구슬이라 더러운 도랑으로 굴러갈까 캄캄한 틈새로 빠져버릴까 걱정했었다 정작 돌아오는 길마다 헤매는 건 나였다 거기 있어, 거기로 갈게 하고는 아랫집으로 이사를 온 너에게 꼭 좋은 날들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너랑나의 하루 끝엔 수없이 많은 밤편지들이 수없이 많은 착각과 스물셋 다운 천진함이 조금 촌스러우면 어떠냐며 사랑이 잘 안 되면 어떠냐며 너가 최고라고 우기며 어느덧 서른이..
*오늘도 내일도 날 사로잡고 있었던 그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침에 눈을 떠서도, 커피를 마실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자기 직전에도 끈질기게 내게 달라붙었어. 단 한순간도 못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어. 심지어 내가 웃고 있을 때도 말이야. 끊임없이 내 생각들과 때론 마음속까지 존재하는 그것들 때문에 난 어쩌면 평생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그냥 내가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이라고 인정해버렸지만 인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런데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자 조금씩 머릿속이 맑아지더라. 그리 어둡진 않았지만 매우 녹진 거리던 그것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나한테 없었던 새로운 것들이 내게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어. 오늘도 내일도 내 몸에 나도 모르게 생겨 찰싹 달라붙어 있는 점과 같은 존재..
조금만 관심 가졌어도 모두가 알 일
날 더 잘 알게 된 시간들
*거스러미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기엔 자꾸만 거슬려서 신경 쓰이고. 그냥 쿨하게 다 없애버리고 싶은데 그러기엔 상처나 아픔 등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그런 거스러미 같은 존재처럼 지낸 날들이 내겐 트라우마가 되었다. 깔끔한 손가락에서 잊은듯하면 종종 나타나는 거스러미처럼 나도 또다시 그런 나날들을 무방비하게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뒷통수가 싸했다. -Hee ····················································································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다른 글들도 만나보세요. 🔸도란도란 프로젝트 Tumblr 바로가기 🔸도란도란 프로젝트 브런치 바로가기 🔹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스북페이지 바로가기 🔹도란도란 프로젝트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