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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338.염증

puresmile 2020. 6. 28. 22:19

*염증

1.
말레이시아에 와서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무조건 입 안 어디든간에 염증이 먼저 난다.
생리 직전에도 나고,
잠이 부족할 때도 나고,
술을 자주 마셨을 때도 나고,
그냥 피곤할때도 나고.
입에 염증이 생기면 일단은
잘 먹고, 잘 자야 한다는 신호인 걸 깨닫고는
따뜻하게, 편하게 있으려고 노력하고 
과일도 많이 먹고, 침대에도 일찍 눕는다.
그리고 내 화장대 가장 잘 보이는 곳에는 
입 안에 바르는 연고가 놓여있다.
저 연고가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산 약이였는데
눈에 보이는 곳에 없으면 뭔가 불안하다.
다른 약들은 다 깊은 서랍 속에 놓여 있는데
저 연고만은 내가 마치 부적처럼 보기만해도 안심이 된달까.

2.
상처를 주고, 실망을 주고, 미움을 사고.
내 안에 곪아있는 순간들이 문득문득 떠올라서
가만히 회상해본다.
그 때 난 정말 어쩔 수 없었다고,
이제라도 외쳐볼까 싶어
마음이 달싹 하지만서도
가만히 묻어두어야 하는게 맞는 걸까.
그리고 이런 것들이 마음에 묻어두어야 할 것들인걸까.
시간 속에 방치해둔채로 그대로 곪아버린 그 것들은
내 마음 속에 제멋대로 흉이 되어 남아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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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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