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아마 딱 10월 말, 이때쯤이지 않을까 싶다. 정문부터 중앙 도서관, 그리고 경영대까지 죽 이어지던 은행 냄새. 바닥에 떨어진 은행들을 누군가 이미 무심하게 밟고 지나가서 꼬릿한 냄새 때문에 코를 찡긋거리며 혹시라도 그 터진 은행들을 잘못 밟아 고약한 냄새가 내 구두에 묻으면 어쩔까 싶은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수업이 끝난 후엔 이미 추워진 공기에 흐린 날씨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학교 근처 카페에 들러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라떼나 카푸치노를 주문하며 한숨 돌리고 나면 좋아하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인다. 그렇게 수다를 떨고 각자 과제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밤이 되어 한층 더 추워진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곤 했다. 그 사이 가족 채팅방에는 엄마가 집에 오는 길에 노랗게 핀 은행 나무 사진들을 보내 놓았던 기억이 난다. 가을 하면 빠질 수 없는 길거리의 고약한 은행 냄새는 여전히 별로지만 더운 나라에 있다 보니 이맘때쯤 먹구름이 잔뜩 낀 흐린 하늘을 볼 때면 괜히 바깥이 가을 공기로 가득 차 추워진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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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간 2022. 10. 28. 02:56

발리 다녀온 후로
감기에 조금 심하게 걸려서(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다…찐 감기였어….)
거의 열흘동안 칩거생활을 하다가
(+ 있는 감기약이란 약은 다 먹고)
겨우 나았다

그나마 난 항상 열은 없어서 다행인데……
조심하자 건강해야해

코 쓱…..


내가 이 운동화를 결국 샀다
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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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천장 낮고 답답한 사무실에서 탈출한 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발리의 땅을 밟았다. 공항에서 한 시간으로 예상했던 짱구까지는 이 차선 도로라곤 볼 수 없는 발리의 골목과 엄청난 교통량으로 인해 거의 2시간 정도 차에 꼼짝없이 갇혀있다가 도착했다. 숙소에 캐리어를 던져두고 나온 짱구의 거리는 여기가 유럽인지, 호주인지 헷갈릴 정도로 로컬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 벌겋게 타서 낮에 바다에서 선탠과 서핑을 즐기고 온 티가 팍팍 났다. 짱구의 메인 거리엔(처음엔 그냥 골목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하루에 만 오천 보이상 걷다 보니 내가 처음 걸었던 그곳이 바로 메인이었다) 가로수길에 즐비한, 아니 가로수길보다도 더욱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편집샵들이 굉장히 많아서 의외였는데, 심지어 그냥 티셔츠 한 장에 한화로 기본 5만 원이 넘는 가격택이 붙어있는 곳이 대부분이라 자연스럽게 자본주의의 메카라는 수식어가 절로 떠올랐다. 그리고 밤이고 낮이고 할 것 없이 오토바이의 매캐한 냄새, 조금만 막혔다 하면 울리는 차량의 경적소리들이 가득 찼던 짱구의 거리는 그토록 좋아하던 테라스 자리를 피하게 만들었지만 원숭이들이 뛰어다니는 우붓의 골목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었다. 원숭이 숲이 없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싶은 우붓은 의외로 한국인들이 많았고, 가족끼리 온 여행자들, 커다란 배낭을 메고 온 백패커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붓 시장에선 짱구에서 본 티셔츠들을 절반 가격에 팔고 있었고 그 가격에서 최대 90%까지 깎아서 살 수도 있었다. 짱구보다 로컬 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던 우붓의 거리엔 날마다 지정석 같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흥정을 하는 택시 기사들이 참 많았고, 로컬 음식들을 파는 와룽들은 생각보다 늦게 오픈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로컬 음식을 먹고 싶었던 내 계획이 무색해졌다. 하지만 의외로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참 많아서 커피를 마실 때마다 행복했고, 짱구고 우붓이고 할 것 없이 친절 대회에서 1등 한 사람들만 고용한 듯 너무 친절해서 몸 둘 바를 몰랐던 숙소 직원들과 의외로 (그랩보다) 저렴했던 로컬 택시의 가격, 기대 이상으로 입맛에 맞았던 발리의 로컬 음식들도 모두 좋았다. 다음번에 또 발리에 가고 싶은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있긴 한데, 그땐 아예 다른 마이너한 지역들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발리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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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는 물건
쓰이지 않는 능력
사르지 않는 젊음
행하지 않는 지식
내주지 않는 사랑
빛나지 않는 영혼
보이지 않는 희망

-박노해




오지 않는 편지와 답장들
영원히 모를 마음들도 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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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ity

0에서 100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해. 특히 몇몇 래퍼들의 곡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는 것들이 정말 많아야 그만큼 쏟아낼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펀치라인까지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정말 그들은 천재가 분명하다. 그런 의미로 이번 쇼미더머니도 빨리 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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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괜찮아

"어차피 다 지나갈 일들이잖아. 견디기 어려운 순간들도,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 순간들도. 빨리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눕고 싶은 날들도, 영원히 박제해두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날씨와 함께한 날들도. 그러니까 울어도 괜찮고, 웃어도 괜찮아. 힘들어하고 괴로워해도 괜찮고, 화를 내도 괜찮아. 남들 눈치 보지 않아도 괜찮고, 네 기분과 감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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