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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265.과자

puresmile 2019. 2. 3. 22:51

*과자

1.
어릴 적에 부모님이 슈퍼에서 까까하나 사오라고 하면서 만원을 쥐어주면,
나는 정말 까까하나만 사오고, 거스름돈을 몽땅 남겨왔다. 반면에 동생은 까까뿐만 아니라, 남은 돈을 더 채워서 다른 까까들과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등을 만원 꽉 채워 사왔다. 매번 그랬다. 나는 딱 부모님이 말한 것만 사오고, 남은 거스름돈을 그대로 들고와서 부모님 손에 쥐어드렸다. 손이 딱히 크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왜 그랬는지 생각해보면, 뭔가 부모님이 말한 것 외에 것들을 예고없이 부모님 돈으로 사오기가 괜히 미안해서 그랬다. 이건 다 우리 엄마의 경제관념 때문이다. 엄마는 무조건 아꼈다. 특히 돈에 관해서는 진짜 용돈도 박했고, (예컨대 초등학교때 친구들이랑 수영장간다고 오천원만 달라고 해도, 돈이 없다고 안주셔서 서러워서 운 기억이 아직도 난다) 굳이 아끼지 않아도 될 것인데도 아꼈다. 그래서 나는 어린 마음에, 딱히 우리집이 엄청나게 부자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머릿 속에 박혀있어서 남은 몇 천원들을 다 쓰기가 괜히 겁이 났다. 내가 만약에 남은 돈을 다 써버렸다고 하면, 부모님이 당황하시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덩달아 나조차 무안해질 것 같다는 마음에 쓰지도 못하고 작은 손에 고이 접어서 들고 왔던 기억이 난다. 내 돈을 스스로 벌 수 있는 시기가 오자, 마트에서 과자나, 맥주, 과일 등을 마음껏 집어들어 계산하는 날 보면 뭔가 나도 어른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그래도 물가가 오르는 것을 보면 왜 엄마가 아끼라고 하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2.
왜 가루가 많이 떨어지는 과자가 더 맛있을까.
(특히 집 쇼파에서 먹기 어려운 과자들 있잖아)
후렌치파이(딸기), 쌀로별(오리지널), 콘칩, 새우깡, 콘초코, 포테토칩(오리지널) 같은거.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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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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