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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291.시선

puresmile 2019. 8. 2. 15:33

*시선

1.
그런 식사자리들이 있다.
같이 먹고 싶지도 않았고, 부러 할말도 없고,
음식의 맛을 느낄 여유 한 톨도 부리기 싫고,
너무 불편해서 시선조차 피하고 싶은 자리.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그런 자리라면 사양하고,
집에가서 누룽지를 끓여 진미채를 올려먹는게 백 번이고 나은 그런 자리들.
다행스럽게 아직까진 취사선택이 가능한 것.

2.
대놓고 다리를 쳐다보면
나도 대놓고 그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빤히 쳐다본다.
좋니? 
막상 눈도 못 마주치고 시선을 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3.
나와 대판 싸우고 골목길 한 구석에서 담배를 물던 너의 모습이 내 기억 속에 사라지지 않아 아직은
그 모습이 내겐 너무 충격적이였는데, 그 한 대를 피우면 너는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을까

4.
우연히 유투브에서 어떤 이의 플레이리스트를 접했다.
총 13곡의 플레이리스트였는데, 아무 기대없이 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노래들이 있을 수가!
그래서 3곡 정도 계속 들으면서 '이건 지금 이 자리에서만 들을게 아니다. 돌아다니면서도 듣고, 집에갈때도 듣자'라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그래서 스트리밍앱에서 열심히 플레이리스트 노래를 한 곡, 한 곡 검색해나갔다.
다행히 전 곡이 스트리밍서비스에도 있었고, 정말 부자가 된 기분이였다.
그런데 웬걸.
스트리밍서비스에 모든 곡을 추가시키고 그 다음곡부터 내가 선호하지 않는 목소리의 음악이 나왔다.
아, 이런.
이 곡은 지우자.
그리고 다음곡으로 넘겼다.
아? 이런.
또 그 뮤지션이네. 이 곡도 지우자.
순간 욕심을 부리면 화가 오는건가 싶기도 하고 기분이 복잡미묘했다.
결국 내 스트리밍앱에는 절반의 곡만 살아남았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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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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