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태풍이 몇 차례 지나갔고, 강한 태풍이든, 약한 태풍이든 간에 태풍이 끝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그 즈음에 늘 내 존재가 너무 작아 보이는 공허함을 느낀다. 이게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도 다가오거나, 예민함으로 다가오거나, 매우 짜증스러움으로 다가올 때도 있어 더욱더 나 자신이 나약해 보인다. 올해 초 누군가 그랬다. 올해는 짜증이 아주 많은 한 해가 될 거라고. 다른 모든 말들은 모두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그 말만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비논리적인 인과관계를 만든다. 태풍의 시발점이 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무 뜻 없는 내가 태풍을 맞자니 억울하기도 하여 이리저리 발버둥도 쳐본다. 앞으로도 태풍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을뿐더러, 미처 경험하지 못한 거센 태풍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날아가지 않도록 단단하게 대비하고, 안전한 곳을 만들고, 나름대로의 대처 방법을 만들어 두는 것일 뿐. 태풍을 피할 방법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없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영영.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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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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