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양말

1.
나는 어쩌다 양말을 신었던 날이면
절대 뒤집어 벗지 않으려고 뒷꿈치를 앞으로 잡아 당긴 다음 앞코를 잡고 벗는게 습관아닌 습관인데
그냥 발목을 잡고 훌러덩 벗는 사람들이 많아 신기했다.
어릴 적부터 양말 뒤집어 벗어 놓으면 엄마가 꼭 양말을 바로 펴서 세탁기에 넣던 기억이 나서
양말을 똑바로 벗으면 그런 수고가 사라질거라는 마음에 어느 시점부턴가 양말을 제대로 벗게 되었다.
빨래할 때 뒤집어 놓은 양말이 나오면 그냥 널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되는데
또 마음이 그렇지 않은게, 괜히 제대로 원상복귀 해놓고 싶고, 마음이 불편해서 꼭 한 번은 더 만지게 되더라.
양말은 제대로 벗자. 보는 사람도 편하게.

2.
명절에 할머니가 고이 간직했던 양말을 나한테 줬다.
내가 발이 시렵다고 했기 때문에 어디선가 택도 뜯지 않은 새 양말을 주셨다.
그 양말이 말레이시아까지 와 있다. 
할머니가 가끔 생각나는데, 할머니는 폴더폰이여서 카톡이 되지 않아 전화도 못한다.
오늘은 엄마한테 할머니 안부를 물어봐야겠다.

3.
양말을 신으려면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그래서 예쁜 운동화를 신고 싶은데 아직 어떤 운동화가 어떻게 예쁜지 모르겠다.
거의 구두와 샌들을 신는 내게 운동화는 아직 어려운 영역.
막상 보면 이쁜데 신으면 이상한 운동화들도 많아서
내게 운동화는 여전히 어렵다.

4.
콩같은 양말들이 보면 볼수록 웃기다.
어쩌다 저런 콩같은 양말들만 신게 되었을까.
내 손바닥보다도 작은 듯한 정말 우스운 양말들.
그냥 콩같다 콩. 콩같은 양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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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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