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1. 달리기
요 근래 5km 달리기를 종종 하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사라져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미세먼지가 많았을 적에 항상 아침마다 일기예보를 보고, 미세먼지 지수를 확인하며,
아쉬움에 통탄을 금치 못했는데.
달릴 때 아이폰 기본 이어폰을 꽂고 달리는데,
팔을 흔들면서 달리면 이어폰 줄이 당겨져서 귀에서 자꾸 빠졌다.
그게 엄청 신경쓰여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샀다. 완전 신세계다! 진작에 안사고 뭐했지.
암밴드도 사고 싶은데, 직접 끼워보고 사고 싶어서 아직 안샀다.
하루는 달리는데, 3km정도 뛰었나. 근데 갑자기 오른쪽 옆구리가 땡겼다.
'분명 저녁먹고 한 시간 30분정도 지나고 나왔는데, 아직 소화가 덜 되서 그런가?'
'이대로 가다간 속도가 떨어질 것 같은데 그냥 그만 뛸까?'
'그래도 2km만 더 뛰면 5km 채우는데, 5km는 뛰고 들어가야 하지 않겠어?'
'근데 옆구리는 왜 자꾸 아파오는거지? 뭔가 잘못되진 않겠지?'
옆구리에 통증이 한 번 오는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여러 생각을 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5km를 다 뛰자는 생각이 이겼다.
오른쪽 옆구리는 다 뛸 때까지 나아지지 않아서, 마지막엔 손으로 부여잡고 뛰었지만.
그리고 나는 눈이 양 쪽 0.2정도로 좋진 않다.
그래서 평소에 하드렌즈를 착용하는데, 달릴 때는 렌즈를 빼고 달린다.
멀리있는 것들은 흐릿하게 보이고, 어느정도 가까운 시야에 들어와야 자세히 보인다.
처음에는 괜히 앞이 제대로 안보여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편하다.
내가 달리는 길에 장애물 등 무언가가 없는지만 확인하면서 뛴다.
아, 그리고 치렁치렁 긴머리를 싹둑 단발로 잘랐는데, 뛸 때 엄청 가볍다.
뭔가 마치 몸무게가 3kg은 빠진 것 마냥 가볍다. 자르길 잘했어!
5km이상을 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조금씩 늘려가볼까 생각중이다.
사실 다 뛸 수 있는 거리인데, 내가 너무 몸을 사리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기록도 더 좋아지고 싶은데. 이것저것 생각만 앞서는 것 같아 걱정이다. 
조금씩 조금씩 노력해야지.

2. 바보같은 요즘 
이상하다.
얼마나 정신이 없는 걸까.
하루는 항상 내리는 전철역에서 내리지 않고, 한 정거장 전에서 내렸다.
내려서 계단이 바로 있길래 계단을 내려와서 (내가 원래 내려야 할 전철역과 유사한 형태였다) 화장실을 갔다.
사실 내가 원래 내려야 할 전철역에서 화장실을 한 번도 안가봐서 이상하거나, 의심할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나와서 친구한테 전화를 하며 출구쪽으로 걸어가는데 주변에 낯선 옷가게들이 보였다.
옷가게가 새로 생겼나, 하며 별 의심없이 계속해서 걷다가 원래 나가는 출구가 아닌 다른 번호의 출구길래
반대쪽 출구로 왔구나, 하며 다시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갈아타는 곳이 보여서 (내가 내리는 역은 갈아타는 곳이 없다) 아, 내가 잘 못 내렸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계단을 올라 전철을 타고 제대로 된 역에서 내렸다.
또 하루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일주일정도 연체가 되었다.
사실 연체된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전화가 왔다. 연체가 되었으니 반납을 해달라고.
죄송하다고 하며 전화를 끊고, 그날 밤에 퇴근하고 집에서 서랍장 위에 쌓아놓은 책을 챙겨 무인반납기에 넣었다.
4권을 몽땅 넣고, 다시 집에 왔는데, 이럴수가. 가방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한 권 더 있었다.
잉? 나 원래 4권 빌렸고, 무인반납기에 4권을 넣었는데, 집에 1권이 있다면.. 그냥 내 책을 무인반납기에 넣었구나.
이렇게 결론을 내리며, 다음날 오전에 도서관에 전화를 했다. 혹시, 바코드 없던 책이 있지 않았냐고 물어보았다.
도서관 직원은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다는 말투로, 대뜸 성함이 어떻게 되시냐고 내게 다시 물었다.
이름을 알려주니, 직원은 내게 5권의 책 중에 1권이 아직 반납이 안되었다고 말했다.
아. 내가 5권을 빌렸었구나.. 속으로 생각하며 오늘 바로 반납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마쳤다.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음이 나왔다.
또 하루는 이웃사촌인 직장동료랑 같이 전철을 타고 오는 길이었다. 며칠 전 한 정거장 전에서 내렸다는 얘기를 했다. 어이없었다고. 직장동료도 웃기다며 잘 보고 내리라고 웃었다. 그때 전철이 역에 막 도착했다. 그래서 빨리 내리자고 했다. 당연히 내가 내릴 역인지 알았다. 근데 직장동료가 내 팔을 잡았다. 여기 아니라고. 여기 한 정거장 전 역이라고. 아? ... 몇 초 뒤 둘다 다시 웃음이 터졌다. 
앞으로는 제대로 확인하고 내려야겠다.
정신을 잘 챙겨야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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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1. 올 여름엔 옥동자
3년 전 여름엔 쿠앤크를 너무 좋아해서 하루에도 2~3개씩 먹었다.
2년 전 여름엔 와일드바디를 너무 좋아해서 하루에도 2~3개씩 먹었다.
올해 여름에는 우리집 냉동실에 옥동자가 항상 구비되어 있다.
집 근처 마트에서 마침 아이스크림을 엄청 싸게 팔고 있어서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트에서 한가득 사온다.
어떤 주말에는 눈을 뜨면 물 대신 아이스크림을 먼저 꺼내 먹는다.
부모님과 함께 살았을 적에도 그랬었는데,
잠에서 채 깨지 않아 눈도 반쯤 감겨 있는 상태에서
쇼파에 기대어 아이스크림을 먹는 내 모습을 보고
아빠는 애들같다며, 아침부터 눈뜨자마자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어딨냐며, 나를 놀렸다.
이상하게도 작년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생각이 잘 나진 않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스크림 생각이 안나는 내 자신을 보며
입맛이 변했나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웬걸, 올 여름에는 옥동자인걸.

2. 이상한 시간들
어느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소모적인 시간들.
되돌아보면 허탈한 웃음만 나는 우스운 시간들.
감정보다 계산이 앞선  시간들.

3.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면서 철이 들고
그렇게 어른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아이임을 숨기고 나름대로 철저하게 표정관리를 하며
어른인 척 하는 것인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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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1. 숙제
종종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마치 '패잔병 같은 감정'이 들 때가 있다. 그런 기분을 처음 느껴 본 시점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 천 가지 감정들을 겪어 본 것 같지만, 아직 내게는 겪어보지 않은 많은 감정들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근래에 느낀 감정들은 대부분은 부정적인 감정들이였으며, 뭔가 해야 할 일을 안한 것 같은 그런 찝찝함과, 습기가 빠지지 않고, 서늘하고, 눅눅한 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의 감정들이였다. 그 중 '패잔병 같은 감정'은 아무리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뛰어도 거대한 무언가가, 또는 너무 많은 무언가가 내 앞에 우뚝 서 있어 숨이 막히는 듯 하면서도, 이제 그만해도 괜찮다고 하지만, 아직도 내가 해야 할 당위적인 성격을 가진 어떤 것이 아직도 해수욕장의 백사장처럼 흩어져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한 감정이다.
이 '패잔병 같은 감정'을 처음 느꼈을 때는 굉장히 불안했다. 조금만 가만히 있어도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았으며, 어떤 무언가를 하면서도 지금 내가 이 것을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반문했으며, 혹시나 놓치고 있는 것이 잔뜩 있지는 않을까, 계속해서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의심은 다시 불안을 낳고, 불안은 다시 의심을 낳고. 끊임없는 악순환이 그 때의 나를 괴롭혔다. 불안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꼭 쥐고 있으면서도 왜 내가 불안해야 하는가를 계속해서 질문했었다. 그 불안함은 나를 멍하게 만들었고, 결국 아무것도 손에 잡힐 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버렸다. 그게 내가 처음으로 느낀 '패잔병 같은 감정'이였다.  
이 '패잔병 같은 감정'을 두 번째로 느꼈을 때는 굉장히 외로웠다. 홀로 낯선 나라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을 찾아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조차 없이 차가운 길바닥에 앉지도 못하고, 오로지 외투도 없이 홑겹으로 가만히 서 있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진 것만 같았다. 마음이 허하고, 방향을 잃었으며, 도무지 그 어떤 누구도 생각이 나지 않은 채 그렇게 외로움에 떨었다. 이 것이 내가 두 번째로 느낀 '패잔병 같은 감정'이였다.
이 '패잔병 같은 감정'을 세 번째로 느꼈을 때는 아무런 에너지가 없었다. 불안함과 외로움도 에너지가 있어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이였다. 모든 감정들을 뒤로 한 채 그냥 의무적으로 길을 걸었고, 집에 왔으며, 쓰러져 잠을 잤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였다. 
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패잔병 같은 감정'처럼 내게 그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감정들이 내게 나를 흔들때마다 사실 아직 어떻게 그 감정을 컨트롤해야 하는지, 어떻게 그 감정을 대응해야 내게 덜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한때는 든든한 누군가가 옆에 있어 내가 기댈 수 있길 바랐는데, 알고보면 그것은 나 아닌 그 누군가에게 내 감정을 기대여 놓는 것이라, 그 누군가가 흔들리거나, 사라진다면 더 큰 상실감이 들 것 같아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다. 

2. 우연한 친구
우연히 내가 21살때 신촌에 있는 INPASTA라는 파스타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시기는 달랐지만 그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를 만났다. 처음에는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었는데,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를 서로 하다보니 서로 같은 파스타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기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겹치는 공통점이 두어가지 정도 있었다. 사실 아예 다른 사람이길 바랐는데. 그래도 그 공통점들은 그 친구와 나의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진 못했다. 그 친구를 망각하는 시간을 조금은 더 연장해주는 정도. 생각보다 망각의 속도는 빠르다.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또다른 무언가가 망각하지 못하게 할 지도 모른다. 뭐, 어쨌든. 뭐든 운명이다. 

3. 어떤 장미
길을 걷다 새빨간 장미를 발견했던 여름이 있었다. 새파랗고 쨍한 하늘을 배경으로 한 그때 그 장미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그 장미를 보고 있으면,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수 없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고, 두 팔로 어떻게든 있는 힘껏 꼭 껴안고 입술에, 볼에, 쪽쪽거리며 입맞추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 장미에겐 생애 첫 데이트날 전 날에 잠을 못 이뤘던 설렘과, 듣고 싶었던 사람에게 사랑고백을 듣고 표정관리가 안되어 씰룩거리는 입꼬리가 있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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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1. 순간의 고충 
5월, 집에 꺼두었던 보일러를 한 달 만에 다시 켰다.
우리집은 알고보니 (2월에 이사를 왔는데, 그 당시엔 추워서 햇볕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2층에다가 일단 창문은 벽 한 면의 3/5는 차지할 정도로 크게 있기에 환기는 할 수 있겠거니 하며 그냥 계약했다) 볕이 직접적으로 들지 않는 집이였다.
3월, 4월을 지나 5월이 되었는데, 빨래가 뽀송뽀송하게 마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되었다. 겨울에는 보일러를 항상 켜 두어서 빨래가 어떻게 마르든 빳빳하게 마르긴 했었고, 4월이 되자 보일러를 껐지만 따땃한 날씨에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 그럭저럭 빨래가 말랐다. 하지만 5월이 되고 미세먼지가 거세져서 창문을 꼭꼭 닫고 있으니, 방 안에 습기가 높아지고, 빨래는 뽀송뽀송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2일 정도 지나면 원래 빨래를 개고도 남았는데, 개려고 옷들을 만져보니 차갑고 바짝 마른 것 같지 않았다. 잠시 서서 채 마르지 않은 것 같은 옷들을 만지며 고민을 했다. 하루이틀 정도는 조금 더 두면 마르지 않을까? 아니면 오늘 저녁엔 바짝 말라있진 않을까? 수건들은 다 마른 것 같은데, 왜 면으로 된 옷들은 눅눅한 느낌이 드는 걸까? 왜이리 옷들은 차가운 걸까. 이것이 정말 다 마른 것이긴 한걸까? 차가워서 내가 눅눅하게 느끼는 건 아닐까? 창문을 닫아놔서 환기가 안되서 마르지 않은 걸까? 아니야, 예전 집은 창문 닫아두어도 잘만 말랐는데. 근데 나는 왜 지금 이 빨래들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걸까? 얘네들은 날 고민시키지 않아도 되는 애들아닌가? 안그래도 생각할 거리들이 산더미같은데, 이 면으로 된 옷 몇 개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고민해야 하나?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선 모든 것들을 내 기호대로, 내 취향대로 할 수 있었는데, 이 빨래만큼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괜히 심술이 났다. 괜히 한번 심술이 나면 다른 것도 손에 잡을 수 없는 성격이라 고민 끝에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보일러를 엄청 세게 틀었고, 제습기를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조만간 조그만 제습기 하나가 우리집에서 제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겠지. 오랜만에 보일러를 틀어놓으니 방바닥이 따뜻해서 차가웠던 내 발이 스르륵 녹은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여름엔 그래도 볕이 직접적으로 들어오지 않아 덥진 않겠다며 긍정적으로 위로를 했다. 안그래도 에어컨바람을 싫어하는데 많이 틀 일은 없겠거니 싶었다. 바람에 밀려 미세먼지가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부디.

2.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살아온 방식은 존중하겠지만, 자신의 어두운 면 등을 상대방 앞에 무기처럼 들이밀면서 의사를 관철시키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막무가내라는 말이 딱 알맞은 것이 아닐까. 그냥 웃으면서 넘기기엔 씁쓸함이 앙금처럼 남아있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3. 어떤 이별
나는 너의 그늘을 알아버렸지만, 애써 모른척했었다. 그것이 너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고, 우리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너의 그늘은 너무 어두워서 나의 조그만 손전등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렇다고 나는 고작 손전등 하나에 의지하여 너의 그늘로 들어갈 용기도 없었다. 너의 그늘이 나를 잠식할 것만 같았다. 너의 그늘을 외면할 때마다 나는 더 외로워졌다. 우리가 서로 소통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너에게 완전한 나의 언어로 다가와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나의 이기심을 뾰족하게 드러내는 것만 같아서 나는 너를 빙빙 돌아갔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한 채로 등을 돌렸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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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1. 어느 날의 시간
참으로 고된 일주일이였다.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무거운 노트북까지 들고 전철을 탔다.
뭔가 공허함과 외로움과 소외감이 날 슬프게 했다.
울고 싶었다.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러다 친구가 생각났다.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목소리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웃으면서 대화를 했다.
집에 도착해서 못생긴 회사용 옷은 집어던지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밥을 먹자고 했는데, 전혀 밥을 먹고싶지 않았다.
친구가 열심히 번 돈으로 커피와 베이글을 사줬다.
우리는 웃으면서 씁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가끔 우리 코드에 맞는 실없는 소리를 해대며 껄껄 웃기도 했다.
동네에 있는 카페는 11시면 문을 닫는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친구네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
친구네 가는 길에 편의점이 있어서 편의점에서 1+1하는 음료수와 2+1하는 수미칩을 사서,
음료수 한 개와 수미칩 두 개를 친구 손에 쥐어줬다.
편의점에서 나오면서 친구와 나는 헤어졌고, 검정색 편의점 봉지를 쫄랑쫄랑 흔들며,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듣고 싶은 노래가 딱히 없었다.
그래서 예전에 항상 들었던 노래를 또 들었다.
친구와 함께여서 즐거울 수 있었던 시간이 끝이났다. 
새삼 친구의 존재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집에오니, 또 마음이 허해졌다.
하지만 그 마음을 어떻게 내 스스로 달랠 수도,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그냥 그 마음을 정통으로 끌어안은 채 새벽을 지새고, 동이 트기 직전에 잠이 들었다.
고된 일주일이 그렇게 끝이 났다.

2. 자승자박
나만이 알고 있는 내 머릿 속 불만들을
털어내던지, 순응하던지, 해결하던지. 

3. Being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가기엔,
앞으로의 시간이 너무 많다.
지금도 살아가는 중이기 때문에
방식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4. 차이
나와 다른 성향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는 없지 않은가.
그 성향을 인정하는 수 밖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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