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이번 여행에선 산에 가고 싶어서 등산화를 챙겼고, 이른 새벽에 러닝하려고 러닝화를 챙겼다. 그리고 평소에 마구 걷고 싶어서 슬리퍼나 샌들 대신 운동화를 챙겼다. 구마모토 도착 첫 날, 산 입구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고 산에 올랐다. 활화산이라서 까맣게 변한 요상한 흙을 계속 밟을까 싶었는데 내가 일본에 도착하기 전날까지 왔던 기록적인 폭우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작고 큰 돌들이 길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어서 다시 한번 내 발목을 지켜주는 등산화의 소중함을 알았다. 그리고 과음으로 인해 다음날 생각보다 늦게 일어나버려서 러닝은 못할까 싶었는데 한국에 돌아오는 날 새벽에 눈이 번쩍 떠져서 주섬주섬 러닝화를 신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른 아침이라 한적한 골목길을 뛰어다녔고, 도로 중간에 트램이 다니는 철로를 지나 공원 근처에 돌길도 뛰었다. 딱히 뛸 곳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하던 찰나 저 멀리에서 뛰어오는 또 다른 러너를 보고 로컬 사람들도 이 곳을 뛰긴 하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는 순간 그 러너가 반갑게 '오하요-'라며 인사를 했다. 나 역시 '오하요!!'라고 큰 소리로 인사하자 힘이 더 나서 신나게 뛰었다. 뛰다가 어떤 공원 근처 주변을 돌았는데 눈 앞에 엄청난 수와 꽤나 가파른 경사의 돌계단이 나타났다. 돌계단 꼭대기가 궁금해서 열심히 오르고 있는데 위에서 내려오던 노부부가 '오하요 고자이마스'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줬다. 왠지 모를 휴머니즘을 마구 느끼며 나도 반갑게 인사했고, 거의 다 뛰었을 무렵 골목길에서 어떤 산책 중인 할머니를 만났는데, 멀리서부터 보셨다며 '각꼬이데스'라고 말해주셔서 또 기분이 좋았고 신이 났다. 한국 가는 날이라서 조금 더 잠을 잘까 싶은 마음이 1초는 있었는데 역시 가져온 러닝화는 신어줘야 하고, 새벽에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아침 에너지를 오늘 저녁까지 가져왔다. 좋은 에너지는 날 더욱 건강하게 해준다. 다음 여행때도 러닝화를 꼭 챙겨야지. 그리고 산이 있다면 등산화도!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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